수안보 일기
2016 10 3 ~

 

 

내가 나오고 난 후에도 호텔에서는 계속 비가 새고 있는 듯했다. 잠시 주춤했길래 혹시나 했는데 심했단다. 대야에 받고 있었단다. 비가새면 사람을 들이지 말것이지 왜 계속 받는것인지 모르겠다.

'알았어유~ '  하고 늑장부리면 그만이니 사람은 들이고 보는듯.

아들은 비가 새는건 몰랐던 사실이며 무척 당혹해 하고 있는듯하다. 어머님의 바램처럼 아들이 그 집에 오래있지는 못하리라.

"지금 어디 계시는 거예요?"

"아네.. 부산에.."

엎어지면 코 닿을데 마사지실 차렸다는 말은 못하고 그냥 부산에 있다고 둘러댔다. 어차피 곧 알게될 것이지만 지금 말하기는 그렇다. 추석떡을 들고 어머니가 올라오셨다.

모처럼 자식과의 상봉에 하루하루 흐뭇해하며 추석떡을 먹는 자리인데 내가 판깨고 있을자리가 아닐것이다. 안색이 창백해지시는 듯하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천장 조명 교체하는데 중요한 자리에 불이 하나 안들어온다. 라인이 어디갔는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옷걸이를 구부려 넣어 쑤셔봐도 없다.톱으로 구멍을 낸후 손을 집어 넣어보니 선이 잡힌다. 끄집어 내보니 여러개의 선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있다. 그 중 두개를 잡아 등을 연결해 보았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디서 문제가 생긴걸까..아...며칠전 천장에 달린 생뚱맞은 소켓트 하나를 잘라내고 집어넣었던 기억난다. 그 소켓트를 잘라놓은 것이 문제인듯하다. 그걸 다시 끄집어 내서 연결해야 한다.

잘라낸 선을 집어 넣었던 구멍을 찾아야 하는데 아무리 짚어도 집히지 않는다. 도배해놓은 벽지를 다시 뜯어내야 한다. 훼손된 부분만 땜질했지만 도배하는데 하루걸렸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본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을 짓는데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그대로 재생하는 건축물이다. 수십억들여 만든 건물을 시행착오로 다시 부수고 다시 짓고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거기 비하면 세발의 피다. 도배를 뜯은 뒤 구멍을 내고 손을 집어 넣고 헤저었는데 손에 전선이 잡혔다.

"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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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을 집어넣을 때 테이프를 감지 않았다. 전기올라서 통닭될 뻔 했다. 전기올라도 꼭 죽지는 않는다는 걸 하나 알았다. 설마 다시 끄집어 내랴..그래서 그냥 전선을 벌려놓은 채 쑤셔밖아 넣었던것이다.

차단기를 모두 내리고 장갑을 끼고 전선을 꺼내보니...알송달송하다. 이거 소켓트 잘라놓은 선인데 두개 붙이면 아무래도 누전될것 같다. 아닌가? 아냐..누전되지...

도데체 전선은 알기가 어렵다. 괜한 사고 일으키지 말고 그냥 이부분은 포기하자.. 할수없다. 포기해야지...

 

뜯어놓은 도배를 다시 붙인 후 바닥에 남은 껌자국이나 떼고 있었는데 두고두고 미련이 남는다. 저거 하나 빠진게 영 보기 흉하다. 이빨빠진 것 같고 뭔가 하다만 것 같고 총체적인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완전히 버릴것이 분명하다.

잠시후 고민하다 복잡하게 얽혀있던 다른쪽 전선을 다시 꺼내 보았다. 연결된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연결의 원칙을 알것도 같다. 복잡하긴 하지만 두갈래로 나눠진다.

두갈래만 분리되면 합선은 되지 않는다. 두갈래가 붙으면 합선이다. 그래.... 나오는 쪽 불의 선을 하나 잘라서 연결해서 이쪽으로 연결하면 될것 같은데.. .

4미터 짜리 두꺼운 선을 사서 반듯하게 편후 한쪽 구멍에서 다른쪽 구멍으로 이동..나와주어야 할텐데... 다행히 선이 다른쪽 구멍에서 잡혀준다. 끌어내어 양쪽을 연결하니 불이 들어온다. 성공이다.휴...

불하나 다는데 하루 잡아먹었다 이렇게 벌써 보름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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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리.."

 받아보니 부산이다. 현수막 하나가 어디에 남았던 모양이다. 그걸 보고 마사지를 받겠단다. 수안보로 이사왔다고 하고 홈페이지를 전송했다.

멀어서 안받겠다더니 홈페이지를 보고나니 맘이 변했다며 부산에서 수안보까지 차를 몰고 오시겠단다. 뭔지몰라도 좀이쑤셔 근질근질한 분이신 것같다. 아직 공사중이라 엉망진창인 상태인데 괜찮단다. 3시간 후에 진짜오셨다. 폐허같지만 마사지 침대는 신삥이었고 눈부신 하얀 시트를 깔았다.

그 이후 삼일동안 부산에서 하루에 한번씩 전화온다.

"마사지좀 받을라카는데예"

"혹시 거기 부산인가요?"

"예."

젠장..그냥 부산에 있을걸 그랬나? 그동안 돌렸던 명함과  광고지와 현수막이 이제 약발이 먹히기 시작했나 보다.

왠만한 것들이 하나하나 정리되어 가고 ..이제 남은 것은 벽을 두를 천작업과 창문썬팅만 남았다. 천 작업할 때 가장 긴장되었던 것 같다. 눈처럼 하얀 천....여기 마사지실 인테리어의 완성이며 화룡정점을 찍는 것이다.


깊히 숨을 들이마신 뒤...눈을 감고 기도를 올린다. 신이시여.. 혹시나 천에 빵꾸나서 열받아 돌아가시는 일이 없겠사옵나이까...워낙 닭대가리 같은 것들이 많으니 비싼 돈주고 구매한 천이 뭐 또 황당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샘플 구입해보고 주문하기 천만다행이다. 샘플 봤더니 누런 광목이 왔다. 염하는 것도 아니고 무덤 될 뻔했다.  흰천으로 다시 주문..

조심스럽게 천을 펼친다. 재단은 정확하게 맞았다. 단.. 중간에 변동사항이 발생해 천이 너무 많이 남았다.  30만원 손해... 돈 만원이 시급한데 아깝다.

"어우...빨리 하셨네요."

 현수막과 썬팅을 하러온 간판기사가 내부를 둘러보며 변한 모습에 한마디 던진다.화룡정점은 썬팅도 마찬가지다. 혹시나 충청도질하면 어떡하나 여간 조마조마했던것이 아니다. 문자를 보내면 회신이 없다.

"현수막 폭은 500으로 넓혀주세요."

....응답없음.

선금 받지 않았으니 우선 그대로 두었다. 다행히 좀 늦기는 했지만 어쨌든 공사 완공일에 맟추어 썬팅이 완성되었다. 너무 일찍 했어도 곤란할 뻔했다. 간판보고 사람들 들어오면 피곤할 것이니..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렇게 모든것이 완료되었다.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하나하나 추가해 나가야 한다.첨부터 완벽할 순 없다. 야자 나무도 몇개 갖다놓고 싶지만 참았다. 그렇게 오픈일은 10월 3일이 되었다. 개천절이다. 일부러 맞춘것도 아닌데 개천절 개업한 것이 그냥 우연일까? 이거이거.. 예사롭지 않다. 하늘이 허락한 마사지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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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공치더니 둘쨋날 손님이 한명왔다. 부산사람이다. 이틀동안 다시 공치고 그 이후에는 몇명씩 왔다가고...상당 수 부산사람들이다. 홈페이지보고 왔을리도 없고..왠만해서 사람들이 홈페이지 잘 안들어가는 것 같던데..

 14일날 월세 낼 때가 되어서 돈을 세어보니 45만원이다. 20일 공사하고 10일동안 벌은 것이다. 딱 월세 맞춰서 벌었으니 이것이 무슨 계시인지...

손님이 아예없는것은 아닌데 왔다 그냥 가는 사람이 꽤 많다. 스트레스가 싸인다. 도데체 글읽기를 싫어한다. 나같으면 문앞에 있는것 정도는 읽고 들어가리라.. 문 먼저 열기 바쁘다. 이거 돼요 저거 돼요? 하고 그냥 가버리는 사람들.. 


호텔에 있었을 때에도 심했었다. 내집 드나들듯이 들락날락하면서 구경하고 이것저것 묻고..심지어 마사지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

"손님 지금 마사지 중이라 상담이 안되요.전화번호 거기다 적어놓고 가세요."

듣지 않는다. 끈질기게 묻고 싶은것 다 묻고 가는 손님이 있다.

"얼마예요? 누가해요? 세명인데 되요? 여자는 없어요? 냄새나는 것 같은데..."

할망탱이가 죽어서 얼마나 좋은데 갈려고 남의집 문열고 냄새난다고 하는지..문앞에 다 써있다. 여자는 없으며 가격은 얼마이며 남자혼자 있다. 뭐꼬치꼬치 묻는 사람치고 마사지 받고 가는 사람없다. 아무말 없는 사람들이 마사지 받고 간다. 그건 18년 경력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안되겠다 싶어 마사지 중에는 문을 닫았다. 문 앞에는 전화번호를 걸어두고 지금 마사지 중이니 문자로 예약해달라고 크게 써놓았다. 눈 나쁜 사람도 돋보기 쓰고 보지 않을 정도의 크기다.

밖에서 문 열려고 혈안이 되어서 덜그럭 덜그럭 거린다. 그러다가 포기하고 이제는 카운터에 문의를 했나보다. 카운터 할아버지가 문을 쾅쾅쾅 두드린다. 미쳤나보다. 한글 읽을 줄 모르는가 보다.

그랬던 호텔 마사지실에서 여기로 왔을 때는 좀 기대되는 것이 있었다. 이층이니까 힘들어서 못 올라오겠지. 꼭 받고 싶은 놈년만 오겠지. 왠걸.. 더 심하다.

 


 

건물 풍수가 좋지 않은 것일까? 이 건물도 그닥 풍수는 좋지 않지만 호텔의 풍수는 더 좋지 않았었다.

호텔 사장이 그 호텔을 인수하기 전에 세명의 투자자가 호텔을 짓다가 부도난 호텔이다. 부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비가 새는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저기...이리좀 와보세요.."

윗사람 울렁증이 있는지라 좀 갑질할만한 사람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것이 내 습성이다. 사장부인이 아무리 사근사근해보여도 겉과속이 분명 같을 수는 없다.


본능적으로 가능한 티 안나게 피하고 있었는데 손짓하며 부르신다. 지뢰밭이라도 걷는것 처럼 미적미적 다가가보니 손바닥을 내미신다. 포스터를 보았거나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흠.. 운명선이 이렇게 끊어졌으니 어쩌고 저쩌고.. 나머지는 마사지 받으러 오시면 봐드릴게요."

그리고 내빼는데 멀어지는 나를 향해 손을 휘저으신다.

"아이고..."

못본척 마사지실로 사라졌다. 아쉬우면 돈내고 보면 될것 아닌가. 마사지를 받던가..

처음 마사지실을 계약하기 위해 호텔을 찾았을때였다. 사장은 외출중이었고 사모님이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어머...나 마사지 받기 참 좋아하는데.."

나와 동갑이면 누굴 유혹할 나이는 아니지만 그만하면 샤론스톤 급이다. 출중한 외모이다.계약만하면 매일 마사지를 받겠다는 듯이 던진말이었는데 내가 누구인가 통밥의 제왕아닌가. 혹시나 기대도 않았지만 역시 얼씬도 하지 않았다. 보통 짠순이가 아닌듯싶다. 대개 얼굴 이쁜 여자들이 씀씀이가 큰데 얼굴은 이쁘니 뭔가 잘못됐다.    

며칠후 내선전화가 울린다. 카운터 아니면 객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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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보는 왈패같은 아줌마가 한명있다. 손님한테 고함치기 바쁘다. 눈에 뵈는게 없는 스타일이다. 하긴..이동네 좀 있다보면 그렇게 되겠다싶다.

"뭐 이렇게 많이 나왔어요?

편의점에서 뒤에 줄 서고있는데 영수증 받아들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비켜주질 않는다. 많이 나오건 적게나오건 쓴 사람이 알아서 할일이지... 이동네만 오면 사람들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왈패가 잠깐 나와보란다. 카운터는 세명의 직원이 있고 사장과 사장 부인도 합세하니 모두 다섯명이 카운터를 본다.

밖으로 나왔더니 사모님과 왈패가 소파에 앉아있다. 얘기좀 나누잔다. 둘다 쉬렉에 장화신은 고양이 같은 처량한 눈빚을 보내고 있다. 뭐겠는가. 좀 봐달라는거지...

 


'아흐.. 내키지는 않지만 뭐 어쩌겠어 봐줘야지..'

이렇게 추운데서 어떻게 지내는지 소파에 잠시 앉아있는데 덜덜 떨린다.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공짜로 봐달라는건 좀 아니다 싶다. 어쨌든 궁금했던 바이기도 하다. 부인의 사주를 보면 호텔의 운명도 감이 잡힐 것이다. 손금은 좋아 보인다. 운명선이 위로 쭉 뻗었다

그렇게 또 불러내서 두번 봐줬는데 더이상 봐줄만한 여력도 없고..뭐 서로 친한게 있어야지 봐주지...사장이라고 사주 봐줘야 한다는건 갑질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렇지 않아도 갑이 갑같아 보이지않을테니 갑질하고 싶어 근질근질 하셨나보다. 그 이후...뭐 돌아오는 건 없고 고기 태웠냐며 타박이시고..빨래 아무데나 널었다고 타박이시다. 열받아 돌아가시는 즐 알았다.

사장이 타박해도 열받을 텐데 부부는 일심동체라지만 사장 부인이 나서니 부아가 끓는다.

부인의 사주는 재생관 사주로 남편에게 돈 들이는 사주다. 남편은 식신생재로 일해서 부인 먹여살리는 사주다. 대개 사주는 한사람만 보면 긴가민가 하는데 두사람의 사주를 살펴보면 퍼즐처럼 딱 맞아 떨어진다.

건물이 부인명의로 되어있다는 것은 그 만큼 부인이 투자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지 이름만 주었나보다 했다. 그런데 어느날 부부싸움하는 소리를 들었다. 목소리 크신걸 보니 실세다. 호텔의 실세는 사모님이었고 그냥 얼굴마담이 아니었던 것이다.

미안했는지 어느날 산삼좀 먹지 않겠냔다. 체질에 맞지 않다고 사절했다. 짠순이 여사장님이 뭔 돈이 있어서 산삼을 베풀겠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체질에 안 맞는 것은 사실이다. 뭐 산삼은 개뿔..어디 말라비틀어진 실 뿌리나 몇개 좀 있나보지.. 설마 산삼 비빔밥이라도 줄려고 했을까..

호텔의 운명은 사주만으로는 확실히 보이지는 않는다. 멀지않아 남편의 재물은 충을 맞는다. 충이란 말 그대로 충격먹는다는 것이다. 사주는 합충으로 이루어져있다. 합은 생산 충은 손실을 의미한다. 그것이 뭘까? 호텔 손님이 갑자기 뚝 끊키는 것도 아닐것이고..야금야금 새던 비가 갑자기 폭포처럼 새서 무너지는 것도 아닐것이고...

짐작가는 바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사주라는 것이 복잡해서 뭐라 딱 꼬집어 단정지을 수는 없다.  재수없는 소리 하기 싫어 그냥 말년운이 좋다 해주었지만 뭐 확실한 건 아니다.

단지 풍수로 본다면...우리건물이 조금 낫지 않을까..현재는 이층짜리 우리건물이 그쪽 오성급 호텔에 비해 규모는 당연히 떨어지는건 사실이지만 풍수로 비교해보면 더 나은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그렇다치면 점점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한 셈이다. 호텔 40점 부산 50점 현재 건물 60점.


 

그렇다고해서 이곳의 풍수 점수가 높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한 60점이면 ...그냥...아직도 낮다고도 보여지는 기준이다. 그래서 끊임없는 마찰이 이어지는 듯하다.


어떤 여성분이..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살금살금 올라오신다.

"어머..지금 마사지 되요?" 두리번 두리번..

"아네.."

"어머 혼자있으세요?"

"네."

"어머.. 담에 올게요.. 훗."

"네 가세요."

"어머.. 저기..여기 몇시까지 해요?"
(왜 빨리 보내니까 섭섭하냐?)

"저기요. 손님 죄송한테 문앞에 다 써있거든요."

"어머..훗.. 알았어요."

차라리 오지 않으면 장사가 안되더라도 편하겠다 싶다. 와서 깐족거리고 가니 더 버티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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