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무시무시한 불치의 병인 것을 알면서도 눈하나 까딱하지 않고 버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신비한 기치료를 통해 남을 고친바 있으니 나도 나를 고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무릎 아픈거나 불치의 병이라는 치루나 다를게 무엇이란 말인가.
근데 그게 중이 제머리 깎기 쉽지 않다고 녹녹치 않다.
물론 기치료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치루인 것을 알고난 후 자연치유 법을 찾기위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종로서적의 건강코너도 싸그리 뒤졌다.
검색 결과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치질은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지만 치루는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수술없이는 저절로 낫지 않는다는 글만 올라있다.
항문에 농이 나오다가 그 농이 점점 커져 구멍이 뚤리고 인공항문을 달거나 나중에는 다리까지 다 퍼져 썩어서 걷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아주 무서운 질병이 아닐수 없다.
그래도 나는 수술을 택하지 않고 자연치유를 해보겠다 결심했다. 그때 접했던 책들이 단식과 생채식 채식 뭐 그런 것들이었다. 체질식도 그때 배우게 된다.
흥..이까짓꺼..한 삼일 단식하면 될거 같은데.. 단식이 몸을 살린다면 그까짓 치루를 못살릴 게 무엇이란 말인가.
물만먹고 삼일 단식을 했는데 치루는 사라지지 않았다. 좋다 이번에는 보름단식.. 누군가 벨을 눌러 밖으로 나가는데 갑자기 하늘이 깜깜하다. 잠시후 눈을 떠보니 내가 문앞에 쓰러져 있었다. 너무 오랜 단식으로 그만 기절을 한 것이다.
요양도 좀하고 저질 마사지사들에게 환멸을 느껴 마사지실을 모두 정리하고 대야미의 한 판자집으로 향했다. 돈이 없었던것도 아니고 집을 못 구해서도 아니었다. 그냥 허름한 곳이 마음이 편했다.
체중은 오십키로 가까이 줄어들었고 판자집 주인 아줌마는 내가 죽으러 들어온줄 알고 내쫒으려 했다. 이미 이사오고나서 한 일주일 지났을 때의 일이다.
" 우리 그런사람 아니예요. " 비록 판자집에 살아도 돈 몇푼 벌자고 죽으러 들어온사람 뒤치닥 거리 할 사람 아니라는 뜻이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일 있냐며 길길이 뛰었더니 아직 살았나보다 하고 입을 함구했다.
대야미 판자집은 지하철에서 걸어서 십여분정도 거리에 있었다. 너무 먹은 것이 없어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었으며 10미터 걷는데 10분이 걸릴 정도로 엉금엉금 기었다.
지하철을 탔는데 힘이들어 쭈그리고 앉았더니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할아버지가 나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됐다고 사절했는데도 자꾸 팔을 잡아 당겼지만 끝내 뿌리쳤다. 나는 아픈것이 아니라 치유되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 나는 환자가 아니었다. 그러니 노약자 석에 앉을 이유가 없다. 나는 치유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점점 농이 나오면서 터지던 곳이 농이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며 터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완전히 아물지도 않는 상태가 지속되었다.
마사지사업을 하면서 근처에 조그마한 레스토랑을 하나 열었다.
마사지는 할만했지만 요식업이라는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지키고 서있는 것 만해도
엄청난 스트레스다. 치루에 걸렸을 때이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건강 정보를 뒤지다가 유명 채식까페를 하나 알게되었다. 회원이 한 몇백만된다. 한때 내가 이래저래 나도 모르게 비건까지 가게 되었었지만 모두 채식까페를
알기 전에 스스로 하게되었던 것이며 앞서 밝혔듯이 종교적인 이유도 아니었고 누가 하라고 해서 했던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채식까페를 알게 되면서 마치 해야 한다고 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 반발심이
드는 면도 없지 않았다.
처음엔 채식까페가 무척 재밌고 맘에 들었다. 나름 유익하고 재밌는 글을 올려 채식까페
에 보탬이 되고자 했고...글을 올리면 채식에 관한 글은 아니었지만 조회수도 상당히 높고 반응도 좋았다.
동대문 연탄집 생선구이에 관한 글
등..뭐 그런글 이었다. 생선도 페스코 베지테리언에 속하기는 하니 못 올릴것 없다 싶었다.
식당 소개 코너가 있길래 채식식당으로 레스토랑을 소개했더니 얼마후
기자가 찾아왔다.
식당의 이름은 페스코 였으며 페스코는 해물은 먹되
육류는 먹지 않는 페스코 베지테리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새우를 곁들인
통밀국수를 스파게티 비슷하게 만들고 와인을 곁들였다.
"채식까페라 사람들이 참 호의적인것 같아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좀 있다보면 느끼실 거예요. 그 안에서도 계급이
있죠. 내가 더 잘났다. 내가 더 위다. 그런 보이지 않는 층이 존재해요.
" 처음엔 그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두어달 접한 후에야 그녀의 말이 무슨뜻인지 알것 같았다.
채식까페의 한귀퉁이에는 니시요법 추종자의 한 까페가 링크되어 있었는데 주인장과 친분이 있는 누군가가 맡아 관리 하고 있다. 이미 니시요법은 알고 있었던 바지만 글을 읽다보니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니시요법은 일본에서 개발된것으로 생채식을 주장한다. 즉 채식을 하되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을 생채식이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노먼 워커라는 미국인이 생채식요법을 전파하였으나 누가먼저인지는 확실치 않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녹즙기를 발명한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애플창시자인 스티브 잡스가 암치료하겠다고 사과만 먹다가 죽은 걸 보고 모르는 사람은 어처구니 없다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게 다 이유가 있었다. 노먼워커의 생채식 요법에 근거한 것이었다. 노먼 워커의 주장으로는 과일과 야채만 먹고 얼마든지 산다는 것이다.
노먼워커는 그렇다치고 니시요법은 따지고 보면 완전 생채식도 아니었다. 니시요법은 꽤 까다로운 식사방식을 구체화 하고 있는데 된장 스프가 빠지지 않는다.
그렇게 생채식이 좋다면 굳이 끓인 된장을 먹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단식에 대한 의문점도 있었다. 노먼워커는 따로 단식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지는 않으며 니시요법에서는 단식을 중히 여기는데 첫째 이유는 뱃속에 묵은 숙변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뱃속의 변이라는 것은 모두 배설되게 되어있고 숙변이라는것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니시요법의 숙변이라는 논리는 단지 뱃속을 들여다볼수 없었던 시절에 만들어낸 환상 속의 괴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궁굼한 몇가지를 물었더니 그가 답신을 전했다.
'스웨덴에는 오토트로프라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오토트로프가 뭔가 해서 검색을 해보니 밥도 물도 먹지 않고 공기만 먹고 사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었다. 오토트로프는 그에게 있어서 최고의 경지 최고의 단계 최고권력이며 가장 잘난 사람이었던 것이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채식까페에서는 그 나물에 그밥인 것 같으면서도 서로 경계하는 미묘한 신경전이 발생한다. 너는 페스코 베지테리안.. 나는 오보베지테리안.. 페스코 보다는 오보가 더 윗단계다 .
생선은 안먹고 달걀과 우유만 먹으니 살생은 아니다.
그러니 오보는 페스코를 보면 말은 안하지만 얼마나 같잖게 보겠는가.
'야 너도 채식주의자니? 좀 빠져줄래?
'
채식주의자가 육식주의자를 보는 혐오감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너는 오보인데 나는 비건이지...'
비건은 완전 채식을 의미한다. 달걀과 우유도 먹지 않는다. 비건이 오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비판과 설교의 대상이 될것이다.
'넌 아직 덜됐어.'
비건으로서 끝날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곡식도 결국 끊어야 하는 단계이며 곡식위에는 과일이 있다. 과일도 결국은 끊어야 한다. 너무 영양소가 집합되어 있어 필요치 않으며 젖 달라고 보채는 어린아이와 같은 단계라는 것이다.
과일위에는 녹채소가 있다. 녹색 채소야 말로 채식 주의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단계이다. 생명의 근원인 빛이 저장되어있는 단계로 인간은 빛을 먹고 사는데 그 빛을 흡수하는 가장 근접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밖에 버섯은 다른 나무에 기생하는 식물로서 먹으면 온갖질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신채에 대한 이야기는 알만한 사람은 알것이다. 마늘 파 부추등 성적 흥분을 강화시켜 불가에서는 먹지않는 채소인데 먹을때마다 귀신이 옆에서 입술을 핥아먹는다고 한다.
어느날 나는 채식까페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여러분.. 만일 당신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칩시다. 옆집 민수는 쑥 쑥 크는데 당신의 딸은 키가 150도 안된다면 그때에도 여러분 채식시킬 자신있습니까? -후략'
최고조회수를 기록하며 백여개의 답글이 달렸다. 답글 읽느라 눈아프다는 답글도 달렸다. 페이스북 좋아요 수는 꼴지지만 까페나 여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조회수로 일이등을 다투는 편이다.
블로그 주인장 와이프는 자신있다며 항변했으나 많은 회원들이 수긍하며 그래도 긍정적인 답글을 달았다. 며칠후 다시 글을 올렸을 때 좀 짜증나는 회원 한명이 태클을 걸기 시작했다.
어디가나 그런 사람 꼭있다. 프리토킹 영어회화 공부하러 가면 자기혼자 말하는 사람들. 선생보다 말이 더 많고..
채식이 좋은가 육식이 좋은가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기에 그러자고 글을 올린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대놓고 해보자는 식으로 나오는것이 초등학생들이 우기기 게임하는것과 비슷해 보인다.
더 논쟁하고 싶지 않아 대꾸를 하지 않았는데 계속 쫒아다니면서 답글을 다니 말을 잘라보았다.
"혹시 초등학생 아니신가요?
"
"아닌데요.
어쩌고 저쩌고.." 또 채식 얘기.
"초딩맞네."
또 어쩌고 저쩌고 묻지도 않은 채식 설교.
"초딩초딩.."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채식이 옳으며... "
"초초초초딩."
"야이 늙다리 개새끼야 별 지랄을 다 하는구나 씨발 개 조까튼새끼.. 팍 뒈져버려..(욕으로 도배 다섯줄 씀)
"
주인장한테 쪽지가 왔다.
"서로를 불쾌하게 하는 언행은 사이트의 취지에 맞지 않은듯해서 강퇴 처리하였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답글을 전했다.
"관리자님 한번 뵌적이 있었고 반가웠지만 저와는 좀 안맞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생각이 달라 좀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적반 하장이라고 사실 불편한 사람은 관리자였을 것이다. 채식사이트에서 육식얘기를 늘어놓으니 내가 관리자라고 하더라도 짜르는것이 당연하긴 했을 것이다.
"그런가요? 저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
"제가 육식에 관한 글을 올려 모회원의 반발을 산것 같은데 저는 그 글을 올렸을 때에도 채식중이었습니다. 어쨌든 저와는 인연이 아니신듯하니 이만 하겠습니다.
"
후에 다른 아이디로 재 가입하여 사이트를 살펴보니 나만 강퇴당했고 그 초딩년은 무사했다. 먼저 약을 올린 것은 나였지만 욕설을 한것은 초딩이 먼저였다. 그러니 명백히 부당한 처사다.
어떤 회원은 내가 강퇴당한건 모르고 당신때문에 페스코님이 사이트를 떠났다며 초딩회원을 나무라는 글을 올리고 있었다. 사실 상당수의 회원들은 억지스럽지 않다. 그러나 일부 막가파식 채식주의자들이 있게 마련이고 주인장도 그중의 하나인 듯해 보였다.
육식은 죄라는 것이다.
그러니 욕은 내가 먹었을 지언정 죄인이 강퇴당하는 것이 그로서는 정당한 것이었다고 본다.
주인장과 그의 와이프가 한번 우리식당에 온 적이 있었다.
그는 묵묵하고 말이 없었으나 뭔가의 긍지로 가득차 있었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으며 마치 혁명을 앞둔 공산당 수뇌같아 보였다. 지나친 채식으로 얼굴은
논바닥 처럼 갈라져가고 있었다.
채식을 한다고해서 반드시 얼굴이 너덜너덜 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불가의 스님들은 얼굴이 달덩이 같고 빛이 나며 주름도 없다. 게다가 덩치도
큼직하다.
고기를 깔고 먹었는지 아니면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토트로프 따라하다 굶어죽듯이 돈냄새 맡고 사는 중생들은 함부로 따라할 일은 아닌듯
싶다.
물론 스님들이 고스톱 치고 나이키 신고 하도 룸사롱 드나들어
어릴때부터 풀만 먹고 자라 고자가 된 스님 한분이 신고하여 뉴스에까지 나온 사건이 있기는
했으니 겉으로만 보리밥 먹고 발우하면서 가발쓰고 고기집 가는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설마 모든
스님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 세상살이 그렇게 돌고도는거야. 무늬만 적당히 맞춰주면
되는거지. 스님이라고 뭐 다를것 있어? 유별난척 하지마. 나무관셈보살...
'
"저는 어렸을때 부터 불가에서 자라서 성기능에 문제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성 불구입니다. 그런데 스님들이 하도 밝히고 부정을 저지르니 제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폭로하게 된것입니다."
채식해서 성불구가 되었다면 단지 성기능적인 문제에만
해당될까? 건강상의 모든 문제에 제동이 걸릴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할 터인데 남 잘되는꼴 보고 싶지 않아 신고한 셈이니 아직 수행을 덜 한
셈이다.
와이프는 먹고 왔다며 말없이 남편이 먹는 모습을 왠지
안스럽게 지켜만 보았다. 남편은 양이 좀 많은 두부국수를 하나 시켜 모두 먹고 아무말없이
자리를 떴다. 채식을 하게 되면 허기가 지니 양이 점점 늘어난다. 그리고 결국
탄수화물 중독에 빠진다. 먹어도 먹어도 점점 양이 늘어나는것을 중독이라고 한다.
미소도 없었으며 대화도 없었는데 그렇게 돌아간 후 까페에
다녀간 소감을 남겼다.
msg무첨가라는 말은..사람들에게 맛이없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니 천연 조미료라는 말로 대체하는것이 좋을듯 하고.. 어쩌고 저쩌고...
맞는 말이긴 한데 듣기싫은 잔소리 중 하나였다. 식당와서
밥이나 처먹지 꼭 주제넘게 한마디씩 하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장사는 말이야..이렇게
하면..안되고.. 맛이 어떻고 저떻고..지가하면 잘할 것 같지..
뭐 그말 같아서 빈정상하기도 했고 주로 농담섞어서 쓰는 내
글에 비해 너무 숙연한데다 장황하기만 하고 결론은 맞지도 않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니 답답하기도
하다.
"페스코님이 숙변은 없다고 했는데 관리자님이 자꾸
숙변이야기를 하시잖아요. 있으면 왜 있다는것인지를 말해야 되는데 그런것도 없고 계속 있다고만
하시니 짜증이 나죠."
보다못한 한 회원이 전적으로 내편을 들고 나서기도 했다.
이유불문하고 적당히 반대자들은 숙청해 나가는 것이
그의 사이트 관리법인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회원을 모았다는것이 잘 이해는
가지 않지만 어쩌면 그것이 비법일 수도 있겠다.
채식사이트에서는 채식이 무조건 맞다고 해주는것이 예의이고 정석인 듯 해 보이지만 그건 좀 아니라고 본다. 어떤 특정 취미집단이라면 사실 그럴수 있다.
예를 들어 애견사이트에서 고양이 글을 올리면 강퇴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채식이 누구 하나를 위한 문제인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일테니 모든사람의 의견을 수용해야한다.
또한 오히려 그들이 옳지 않다면 지적을 받아들이거나 수정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과학집단과 같은 것이다. 상대성원리를 옹호하는 사이트가 있다고 해서 상대성 원리를 반박하는 글은 강퇴해야 하는가? 그건 더 이상 과학이라고도 할수 없다.
왜 누구를 위한 채식인지 알수 없는 이상한 자기 중심적 사이트.. 그것은 하나의 종교와 같은 것이었다. 아니면 채식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 올려져 있는 건강정보는 꽤 유익한 것도 많다. 그렇지만 대개 채식을 위해 왜곡되어 있는 정보도 많다.
대표적인것이 가축을 키우는데 발생하는 분뇨등으로 하천이 썪고 지구가 병들며 소를 키우는데 사용되는 옥수수를 대신 인간이 먹으면 기아에서 해방될수 있는 정도의 양이라는 것.
왠지 끼워맞추기식 논리가 아닐수 없다.
사육방법이 잘못되었다면 사육방법을 개선해야지 그렇기 때문에 아예 먹지말고 채식해야 한다는 것이니 뭔가 아니올시다.
먹거리의 문제는 근본적인 것이다 방법때문에 근본적인 것을 건드릴 필요는 없다.
우리가 오류에 빠지는 것중의 하나가 근본적인 문제와 방법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혼동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채식과 종교의 문제이기도 하다. 천국은 있다. 천국은 있다라는 것은 절대 양보하지 않으며 그 방법만 끊임없이 이론화 하는것이 지긋지긋한 종교의 설교인 것처럼 육식은 나쁘다고 못 박아놓고 그 이론만 자꾸 도출해 내는 것이다.
인간이 소를 키우지 않고 대신 옥수수를 먹는다고
환경 파괴가 없을까? 농약과 살충제로 풀과 벌레들이 죽고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도 살지 못한다.
먹이사슬이 끊어지고 동물들은 살곳이 사라진다.
서프라이즈에 나온 이야긴데 실제로 중국에서는 참새가 농작물을 파괴한다하여 참새 소탕작전을 벌였다. 그 후 참새는 사라졌는데 참새가 잡아먹던 메뚜기가 창궐하여 수확이 절반에도 못미치고 그로인해 대규모의 기아가 발생했다.
그렇게 먹이사슬이라는 것은 어느하나를 도외시 할 수 없는 것임은 이미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이다. 멧돼지가 농작물을 파괴한다고 하여 잡아 죽이고 있지만 그럴게 아니라 차라리 농작물을 멧돼지에게 양보하고 멧돼지를 길러 잡아먹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멧돼지도 살고 인간도 사는 방법이다.
쉽게 예를 들어 바다에는 많은 생물이 살고 있고 인간은 바다생물을 먹고 살아왔다. 그런데 채식이 좋다하여 바다속에 미역만 잔뜩 기르고 물고기들이 미역을 뜯어먹으니 고기를 내쫒아 서식지를 없애면 바다가 온전하겠는가?
육지도 똑같은 환경인 것이다. 즉 육식으로 완전한 친환경은 가능하지만 채식만으로 완전한 친환경은 가능하지 않다.
채식과 육식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져왔으니 이쯤에서 한다. 누가 뭐라해도 당신의 선택에 달린 것이고 어쨌든 현재 나는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채식주의자가 아니기 위해 너무 먼길을 걸어온 셈이다.
채식까페에서 강퇴당한 후 적당히 놀만한 곳이 없어 니시요법까페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왜 그 오토트로프 어쩌고 했던 쥔장이 운영하는 까페 말이다.
들어가보니 쥔장이 어디가고 없는 모양이다. 태클을 걸어도 반응이 없다. 신나게 벼라별 이야기를 다 썼는데 그중에는 체질식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니시요법에 이르기를 체질식은 처음에만 효과가 있을뿐 종국엔 자신의 체질을 더욱 부추겨 더 않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한때 자신의 체질이 태음인이라 복숭아를 꾸준하게 먹어왔던 어떤 회원이 결국은 점점 몸이 안좋아져 중단하고 말았다는 솔깃한 내용이 나온다.
대개의 무슨 요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른 요법에 대해 비판적이며 부정적인데 이는 기독교인들이 불교는 말할것도 없고 카톨릭은 구원이 없다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태음인이라면 복숭아가 같은 태음과라 먹으면 안되는데 잘못 알고 먹으니 당연히 탈이 날수 밖에.. 그 밖에 거기서 지칭하고 있는 체질식 음식들이 모두 잘못된 것이었다.
그래서 잘못된 체질식및 기타 니시요법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따져 글을 올렸는데 그만 몇주뒤 쥔장이 까페에 돌아왔다.
당연히 나는 강퇴당했고 다시 다른 아이디로 가입하여 들어가보니 다음과 같은 공지문이 올려져 있었다.
"제가 일이 좀 있어서 몇주 방문하지 못한 사이에 고오다 미쯔오님의 깊은 뜻을 저해하는 글들이 난무하고 있어 모두 정리하였습니다. 한번더 이런일이 있을시에는 엄벌에 처하겠습니다."
니시요법의 창시자는 일본인이었으며 고오다 미쯔오는 그 후계자를 일컫는다. 아니면 아니지 뭐 엄벌에까지 처한단 말인가. 한국인도 아니고 쪽바리 할아버지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지 혀를 차고 말았다.
그가 신도 아니고 그냥 먹거리 식이요법 전도사일텐데 먹는걸 가지고 신격화 할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아니고 맞으면 맞는거지. 뭘 그리 숭배를 하는지.
차라리 노먼워커는 좀 낫다. 과일 야채 많이 먹으라는거 아닌가. 그럼 됐지 뭐 된장요법이라며 된장을 배위에 올려놓고 찜질을 하지 않나..숙변없애는 붕어운동이라며 누워서 헤엄을 치지않나...해방전 구닥다리 요법에 왜그리 목을 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그 된장이 먹는 것도 아니고 배위에 올려놓는다고 뭐가 달라진다는건지..뭐 한 0.001 % 효과는 있겠지.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떠날수 밖에.. 결국 그렇게 해서 두 까페에서 쫒겨난후 다시 까페를 찾지 않았다. 이래 저래 단점은 가리고 장점만 부각시켜 현혹하는 이론과 정보들..초짜들에게는 달콤하겠지만 설탕뒤의
단맛이 허무하다는 것을 아는 자라면 빠져나와야 할곳에 불과했다.
몸이 아픈 후 몇가지 요법은 중도에 바뀌기도 했지만 끝까지 놓지 않았던 요법중의 하나는 체질식이다. 채식을 하건 육식을 하건 단식을 하건 체질식은 공통적으로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오다 미쯔오가 체질식을 잘못 짚었던 이유는 체질식의 창시는 한국이었고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의 체질식은 정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체질식을 검색하다 보면 다양한 사이트가 나오는데 서로 비교하다보면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 어느곳은 쌀이 태음인에게 좋다고 되어있고 어느곳은 태양인에게 좋다고 올려져 있다.
체질식 사이트를 뒤져 그중 젤 괜찮아 보이는 곳을 하나 짚어내는데 성공했다. 직감이 유달리 발달한 나는 안경점에가도 딱 하나 고르면 그것이 제일 비싼 안경이다. 뭐 비싸게 생기지도 않았는데 제일 비싸단다. 할수 없이 촌티 작렬하는 이만원짜리를 쓰고 다닌다.
이거다 싶어 골라낸 사이트를 매일 유심히 들여다 보니 내가 소음인이 아니라 태양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들었다. 몸 사진을 올려 감정을 부탁하니 역시 태양인일것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한번 찾아오란다. 그래서 정말 찾아가보았다.
소음인은 피부가 곱고 성질이 온순하고 말이없고 조신하고..뭐
그런거니까..나하고 크게 다를바 없으리라 생각했고 태양인은 눈에 광채가 나고 성질이
더럽고..어쩌고.. 세상을 개혁하려는 선구자니 어쩌니 해서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나는 당치도
않을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찾아가서 쥔장을 만나보니 내가 태양인이 맞단다.
사실 단식으로 체중이 이미 빠질대로 빠졌을때고 태양인이
바짝마른 체형라니 원래 그런줄
알고 잘못 짚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내가 태양인인 것은 맞는 듯하고 그렇게 결론을 지었다.
간판도 없는 사무실은 꽤 넓었고 사람들은 삼십여명이나
모여있었다.
"부처님도 좋아하시는 돈..ㅎㅎㅎ"
강의중 나온 이야기인데 부처님이 손을 동그랗게 모은것을 쩐을 의미하는것으로 비꼰것이다. 그도 앤만큼 돈맛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직감이 들기는 했지만 뭘믿는 구석이 있는지 쥐똥만큼의 회비외에는 돈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부처님도 은근히 돈밝히기기는 할테지만 예수님만큼이나 하랴. 입만열면 대놓고 돈달라던 목사님과 신부님..그도 어떻게 나올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한다.
강의후 돌아갈 사람들은 돌아가고 핵심멤버를 비롯한 몇명은 남아 두어시간 담소를
나누다가 돌아간다. 두시간 강의끝에 지치지도 않는지 뒷풀이까지..차는 그렇다치고 과일등 후식도
가끔 내온다. 얼마 되지 않는 회비로 운영이 될까 싶다. 한달에 이만원인가 했다.
한국인은 대체로 쌀 고추 파 마늘등 양기가 많은 음식들을 먹기
때문에 소양인들이 병이 많아 대개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양인이라고 한다. 핵심
멤버중의 한명은 그 곳에 가장 오래발을 들였다는 터줏대감인데 판단이 빠르고 차별과 선입견이
강한 소양인 중의 한사람이었다. 모임에 오기 시작한지가 6년됐단다.
"코코넛 오일 판매하세요?"
"아뇨.."
첨부터 왠지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터줏대감은 혹시 내가
판매목적이 있어 까페에 코코넛 오일에 관한 글을 올렸는가보다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다음주에 다시 모였을 때 였다. 강의 중 쥔장이 질문을 하나
던졌다.
"어느날 정말로 코스모스처럼 아름다운 여성이 한명
찾아왔습니다. 정말 그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쉽게 본 적이 없었을 만큼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직장도 더이상 다닐수 없을 만큼 몸이 않좋았습니다. 몸에 기력이 하나도 없어서
늘 소파에 누워만 있었습니다. 서있기가 힘들 정도라고 했죠. 어디어디에 이상이 있어 병원치료를
받고 있던 중 나를 소개 받아 오게 되었는데 이여인은 무슨 체질이었겠습니까?"
가만있으면 중간간다고 이럴때 틀리면 망신이다. 그래도 짚히는
바가 있어 맨 뒷줄에 앉았지만 입을 열었다.
"태양인입니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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