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 방법 밖에 없는것 같은데요. 위 내시경 검사는 얼마인가요? "

"그건 알려들리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예..뭐 그럼 담당의사에게 연락을 주선해볼테니까 입원하실래예? "

"네. "

일일이 콩이니 팥이니 요금을 알리고 할수는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굵직굵직한건 요청하면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대개 알려주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왠일인지 함구한다. 무엇인가를 팔때에 가격을 알려주지도 않고 파는것은 엄연히 말해서 강매다. 깡패들이나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일단 몸이 아프니 치료를 안 할수도 없는 환자들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못이기는 척 의사는 입원을 허락하고 수속을 마치고 나자 간호사가 수액을 들고 온다. 링겔이다. 팔뚝에 주사바늘 꽃아놓고 식염수 똑똑 떨어지는걸 수액치료라고 한다.

그 식염수 안에는 그냥 소금물하고 포도당이 아주 살짝 포함되어있는 걸로 알고 있다. 쉽게 말하면 그냥 물이라는 것이다.

"아니 수액은 됐고요. 이건 안할게요. 목에 음식물 걸린거하고 수액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

"아버님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고요. 무조건 하셔야 하는겁니다. "

병원안의 수백명 환자들이 너나할 것없이 거추장 스러운 수액을 팔에 꽃고 들고 다니는 데에는 환자를 위한 것만이 아닌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사람은 몸이 가는데로 마음이 간다. 양복을 입으면 점잖아지고 몸뻬를 입으면 설거지가 하고 싶어진다. 수갑을 채우면 사람은 잠잠해진다.

화장실갈때도 질질 끌고 가야되는 수액은 말하자면 일종의 족쇄다. 이렇게 수갑을 채워놓으면 사람들은 얌전해지며 순종적으로 바뀐다. 의사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순종하게 되는것이다. 족쇄가 없으면 기가살아 병원을 활개치고 다녀 개판이 될뿐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의 지시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퇴원하여 병원의 재정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게 된다.

수술하자고 하면 안한다고 하고 약먹자고 하면 싫다고 하며 당신 죽는다고 하면 안죽는다고 하게될 수도 있다.의사의 허락이 떨어지고 원무과에 들려 퇴원수속을 마치기 전까지 절대로 바늘은 미리 빼주지 않는다.

목에 걸린 음식하고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어처구니 없는 수액을 차고 또 삼사십분이 지나가는 동안 목의 통증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 1센티 내려간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다. 새벽 2시쯤이 되어 간호사가 나를 휄체어에 앉힌뒤 위 내시경실로 이동시킨다.

"걸어서 가도 되는데요."

"아뇨. 앉아계세요. 원래 이렇게 해야 하는거예요."

 휠체어에 타면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주지하게 된다. 환자를 얌전하게 만드는 또 다른 족쇄며 의복인 것이다.

'나는 환자다..나는 환자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시경실로 들어서자 잠시후 담당의사와 간호사 한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자가 응급환자를 두시간이나 기다리게 만든 그 작자가 틀림없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의사는 무척이나 야윈 얼굴을 가지고 있다. 죄를 많이 지으면 얼굴에 살이 안찐다. 딱 그 얼굴이었다. 관상학적으로 볼때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선입견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으니 마음의 문을 열기로 했다.

"의사선생님이신가요?"

"네."

"교수님이세요."

옆에 있던 간호사가 내말을 교정해준다.

 미친년.. 그럼 의사선생님이라고 하지 의사교수님이라고 하냐? 그렇다쳐도 누가 직함 물어봤어? 담당의사인가 아닌가를 묻는것이지 지금 이 상황에 직함 따질때야? 잔뜩 사기칠 물고기를 낚았으니 직함에 신경이 쓰이겠지.

간호사와 의사는 어째 나를 그닥 반기는 것 같은 얼굴이 아니다. 순간 다시 사이코메트릭이 발동한다. 엠알아이를 교섭해서 더 뽑아 먹으려했는데 내가 마치 의사인 것처럼 내시경을 알아서 요구해오니 어쩔수 없이 하려니까 김이 샌 것이다.

 "저 죄송한데요...제가..지금 목에 걸린게... 조금 내려간 것 같거든요. 제가 식도가 작은지 물만 마셔도 안내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굵은 내시경이 들어가면 좀 위험할 것 같기도 하니까.... 경과를 지켜 본후에.."

"아뇨.... 괜찮아요. 상관없어요."

"어린아이들도 다 하는거예요. 안전해요"

"식도만 넣어볼게요."

갑자기 의사와 간호사는 미적미적 하던 태도에서 급히 서두르는 모습으로 돌변한다.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던 위내시경은 어린아이들도 다하는것으로 탈바꿈 했다.

 그리고 내 입에 마우스 피스를 끼운뒤 내시경을 집어넣기 시작한다. 모든 시술은 환자의 동의하에 해야하며 환자의 의견을 절대 존중해야 하는것이 원칙일 것이다.

두 양반이 달려드는 통에 손쓸 겨를도 없이 내시경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있었는데 헛구역질이 쏟아지며 끔찍하게 고통스럽다.목에 굵은 관이 들어가는데 정상일리가 있겠는가. 이렇게 환자의 의견을 마다하고 억지로 할 거라면 뭐하러 퇴원은 권유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게 다 개수작이었다는 것이다.

"여기 걸렸네.."

의사가 목에 걸린 돼지고기를 끄집어냈다.

"아..이거 맞아요."

내용물을 확인하니 안도가 되었다.

"안했으면 큰일날뻔했네.."

안했어도 될것 같기는 했지만 일단 결과물을 확인했으니 의사의 공을 치하해주었다.

"그럼 이제 내일 한번 더 하면 됩니다."

"네? 아니.. 내일 또 한다고요? 아니.. 이거 나왔는데 왜 또해요?"

"원래 해야 되는거예요. 안했으면 큰일날뻔 했다면서요."

"아니..됐어요. 나왔는데 뭐하러 또해요."

의사는 말문이 막혀..더 할 말을 못하고 한대맞은듯 침통한 얼굴로 사라진다. 왠지 내가 뭘 잘못한 것 같다. 갑자기 간호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혼심의 힘을 다해 설득하기 시작한다.마치 대장금 같았다.

 "안했으면 큰일날뻔 했다면서요. 내일도 안하면 큰일 난다고요. 상처가 생겼을 수도 있고 찢어졌을 수도 있어요. 찢어지면 음식물이 흘러나갈수도 있고요. 염증이 생길 수도 있어요."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뭐 돼지고기 하나 걸린걸 가지고 찢어지니 어쩌니.. 무슨 식도가 고무풍선인줄 알아? 도데체 왜들그러는걸까? 정말 나를 위해서 이러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식도까지만 넣었다더니 위 내시경 절반만 했다고 급여가 반만 나오려나.

"힘드니까 그렇죠."

"오늘은 좀 힘들었어도 내일은 쉬울거예요."

처음에 나를 데려왔던 간호사가 다시 나를 데리고 음급실로 내려왔다.

"그 환자 퇴원시키래요."

"아뇨. 이 환자분 입원하셨는데요."

"아니요. 환자분 내시경 안받으실거래요. 퇴원하는거래요."

"벌써 밤 두시다. 어딜 가라는 말인가 차타는거 워낙 싫어하는데 엠블란스에 실려오느라 지쳐서 꼼짝도 할수 없다. 이동네 사우나가 어디붙었는지도 모른다. 잠시 망설였다."

"아뇨..안갈거예요. 자고 갈거예요."

"내시경 받으실 건가요?"

"네."

잠은 자고 가지만 내시경은 안할 것이라고 해야하는데 그만 나도 모르게 한다고 해버렸다. 간호사가 심어놓은 환상속의 괴물에 잠시 흔들렸던 것도 있다.

입원실은 6인실인가 했다.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60대 70대의 남성 세명이 같은 병실에 있었고 그들의 가족들이 모여 앉아있었다. 가족중의 한 아줌마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어디가 아파서 왔수?"

돼지 뼈다구와 119출동 그리고 위 내시경에 대한 이야기를 대충 전해주었다.

"안아프다고 하더니 아주 돼지 잡는 줄 알았어.."

"하하하.."

"오늘 아침에 또 받아야 된다는데.. 큰일 났네. 이거.괜히 한다고 했으니.. 한다고 해놓고 안한다고 할수도 없고.."

 앞에 있던 영감님이 내침대에 적혀있는 의사의 이름을 읽었나보다.

"김팔동 그양반이 아주 엄청 깐깐한 양반이야. 저쪽에 최영자씨는 들어올때는 걸어들어왔는데 6개월 지나서 퇴원할때는 다 죽어 나갔지.."

깐깐해봐야 별거 없다는 뜻이다. 뭐 어련하시겠어. 병원이 다 그렇지..의사가 깐깐하다는건 결국 환자를 잡는다는 뜻이다. 의사가 자꾸 뭔 이상한 짓거리를 했으니 다 죽어나갔겠지. 화장실과 병원은 멀리 있을수록 좋은법. 최소한의 권력이 최고의 권력이듯이 최소한의 처치가 최고의 의사임은 두말할 바 없을 것이다.

목구멍에 뭐 걸렸으면 걸린거나 빼면 됐지 다 끝난 내시경은 왜 또 한단 말인가. 빠져나가보려고 이궁리 저궁리 해봤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안한다 했다가 또 한다 해놓고 지금와서 어떻게 또 안한다고 한단말인가. 장난치냐고 할건데 ..

그러는 사이 간호사가 나를 데리러 왔고 나는 다시 내시경 실로 끌려가고 말았다.

"의례적으로 하는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어제는 안하면 큰일난다더니 뭔 소리여.. 의례는 개뿔 .. 환자몸을 가지고 의례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간호사와 의사는 아주 좋아죽겠는 모양이었고 신이나 있었다. 놓친 고기를 다시 물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둘이 죽이 착착 맞는게 나이차로 보아 부부는 아닌것 같고 낙하산 사촌동생쯤 되어보였다.

'ㅎㅎㅎ.. 한밤중에 쫒아내는 방법이 제법 먹힌단 말이야..장사 한두번하나 이 아저씨야.. 너같은 환자를 잘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지. '

오늘은 쉬울 것이라던 내시경은 어제보다 다섯배나 오래걸렸다. 어제는 한 일분 정도 걸렸는데 오분이상 지속되고 돼지잡기는 계속되었다.

씨발.. 또 속았군.. 내가 6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왜 자꾸 대놓고 사기를 치지? 어린아이한테는 그럴수 있다 보호자 동의 아래 거짓말 할수 있다. 하나도 안아파요... 옳지.. 그런데 나는 성인이다. 길면 길다 힘들면 힘들다 정확하게 이야기 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잠시 눈을 떠보니 엄청난 양의 약물을 주입하고 있다.

어제보다 더 지옥같은 내시경이 결국 끝나고..나는 부아가 끓어오르는걸 꾹 참고 내시경 사진을 들여다보며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

"이쪽에 염증이 있고요. 여기는 약간 불그스름 한데 이게 위염이예요. 그리고 십이지장은 괜찮네요."

아니.. 식도만 검사하면 될 일이지.. 위는 왜 내려가고 왜 멀쩡한 십이지장까지..염증 같은 소리하고 있네... 위가 좀 불그스름할수도 있지.

양심치과 강창용씨가 올린 치과 과잉치료하는 동영상보니 미세한 거 크게 확대해서 보여주고 썩었느니 어쩌니 하면서 겁준다던데..딱보니 그거네.

"네.."

약을 처방해드릴테니까 드시고 일주일 뒤에 다시 오셔야 합니다.

"네..."

퇴원수속을 하기위해 업무과에 들렀다.

"2십6만원7천원입니다."

이...이십육만원.. 개새끼들.. 씨발.. 아호..

목구멍에 고기하나 걸린거 가지고 이십육만원을 받아처먹고..보험이 안되는것도 아니고 한 오만원 나오겠다 싶었지..바가지 쓸거 생각하고 넉넉잡아 십오만원챙겨왔는데 이십육만원이 말이 되는가. 이럴려고 달달이 보험료 챙겨갔는가!

 생떼 같은 돈 지불하고..병원을 나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꾹참는거였는데 후회가 막심하다.

"다음 주에 예약 잡아두었으니 꼭 방문하셔야 합니다."

"됐어요. 잡지마세요".

"오지 않으셔도 되니까 일단 잡아둘게요."

"안올걸 뭐하러 잡아요. 잡지 말라구요."

그냥 그러려니 해도 될걸 하도 열 받아 거절했는데 간호사가 무척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안그러면 혼날 수도 있겠다 싶다. 많이 훈련받은 모양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은 잡혔고 일주일이 되자 문자가 날아온다.

퇴원후 이틀밤 자고 나니 목의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는데 없던 통증이 위에 발생하기 시작한다. 돌덩어리를 얹어놓은듯이 묵직하면서 쿡쿡 쑤신다. 두달이 넘어가면서도 통증은 계속되며 점점 만성화되어갈 조짐이다.

의사가 분명 위를 비벼서 염증을 만들어놓은 것이 틀림없다. 원래 염증이 있었으면 그전부터 아팠어야지 왜 병원갔다와서 아픈가 말이다.

 'ㅎㅎㅎㅎ환자하나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내가 이대로 너를 그냥 보낼것 같애? 니 재산 몽땅 헌납하기 전까지 넌 내손안에 있어. 없는 환자는 만들면 그만이지. 뭐 어쩌겠어. 안그러면 내가 죽는다고...내 대신 좀 죽어주어야 겠어.'

 '올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구멍을 내주마..누가 알겠어. 위를 들여다 볼 수도 없는데. 이런걸 완전 범죄라고 하지..완전범죄란 하나님이 내려주신 특권이지. 살생의 특권.... 니가 육식으로 먹고살듯..나는 너를 희생양으로 먹고사는 셈이지. 너무 억울해 하지마. 다 그렇게 가는거니까..먹고 먹히는 양육강식의 세계..고기안먹고 사는 사람있어? 음 핳핫핫핳핫핫...'

생각해보라..도데체 뭐하느라 5분이나 지체했겠는가. 식도까지 내려갔다 나오는데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식도에서 위까지 얼마나 멀다고 생각하는가. 십이지장은 위에 바로 붙어있다. 모두 역시 1분이면 끝났을 과정이다. 위에 구멍을 내고 공업용 실리콘을 들이붓지 않았으면 이런 증상이 발생할리가 없다.

위산 억제제..무슨 항생제... 무슨무슨 제...그럴듯한 이름들... 병원에서 챙겨준 약을 손에 쥐어잡고 먹고싶은 유혹에 부들부들 떨었지만 먹지 않았다. 한번 속았으면 됐다. 여기서 끝내야 한다.

약으로 치유될수 있는 병은 없다. 감기약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무슨 약으로 병을 치유한단 말인가. 약이란 일부러 위에 구멍을 낸 의사처럼 점점 악화시키는 물질일 뿐이다.

실제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좀약을 비롯한 모든 피부연고에는 스테로이드제가 함유되어있었다. 스테로이드는 점점 악화시키는 물질이다. 그렇지만 일시적으로 마비를 시키기 때문에 약이 효과가 있는 줄 알고 계속 사서 바르게 된다.

지금은 스테로이드가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단지 스테로이드만의 문제일까? msg 무첨가 식품이 정말 msg무첨가가 아니듯 스테로이드는 사라지지 않는다. 교묘하게 다른 방법으로 법의 맹점을 피해 둥지를 틀 뿐이다.

제약회사들이 과연 환자들이 한번에 낫길 원할까? 바르면 바를수록 점점 더 악화되길 원한다. 그러면 허경환 심리가 발생하여 계속 약을 찾게 된다. 약을 바르고 나서 악화되었지만 만일 바르지 않았으면 더 악화되었을 테지.

 면접만 300번 본 청년.

얼마전에 세상에 이런일이에서는 한 성실하고 착해 뵈는 청년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혼자 거리를 배회하는 것을 발견하고 취재에 들어갔다.

"아이.. 찍지 마세요. "

취재를 거부하던 그 청년은 결국 몸을 보여준다. 퉁퉁한 몸매에 제법 건강해보이는 몸이다. 그런데 온몸이 코끼리 가죽처럼 갈라지고 하얗게 변해버렸다. 비듬 떨어지듯이 손만대면 각질이 부스스 떨어진다. 고시원에서도 쫒겨나고 피씨방에서 앉아서 잠을 잔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가끔 나가는 노가다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피부병이 너무 심해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높은데는 못올라가고 아래에서 허드렛일로 임무를 맡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해 보겠다고 피씨방에서 이력서를 넣어 면접만 삼백번이 넘게 보았다는 것이다. 하루 끼니는 편의점에서 사먹는 컵 라면이 고작..

보호센터와 연계하여 쉼터를 제공해주고 병원치료를 받는것으로 방송은 마무리되었다. 병원에서는 피부 염증이라며 염증치료를 진행할 것이라고 하며 청년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방송은 마무리 되었다.

장담하건데 방송은 거기서 그칠 것이며 그 청년의 피부병이 완치되어 새 삶을 살고 있는 방송은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리라. 많은 사람들이 피부이상으로 숨어서 살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 내 놓을 수 없는 끔찍한 피부이상의 사진들은 모두 피부과에서 따로 보관하고 있다. 나는 원인을 알고 있으며 치유방법은 간단하다.

마사지를 하다가 알게된 한 손님이 30평 아파트에 혼자살고 있는데 나와 동갑이었다. 출장만 하던 때라 적당한 장소가 필요했던 나는 같이 일해볼 것을 제의해 보았다.

 태호(가명)는 무서움을 너무 많이 타 한밤중에 가구에서 삐걱소리만 나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덜덜 떤다는 것이었다. 한때 동생하고 같이 살았는데 집안내력인지 둘이 똑같단다.

 가구는 습도차이에 의해 틀어지며 가끔 저절로 삐걱 소리를 낼수 있다. 태호는 직장생활을 하던 터라 집만 빌려주고 나는 밥을 해주고 귀신을 막아주는 조건으로 두 달간 동거를 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마사지도 해주었다. 처음 마사지를 할 때 부터 등짝에 무슨 작은 검은 색 흉터가 있었는데 점점 커져가고 있다. 병원도 간다는데 피부이상은 계속 커지며 가려움증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야.. 너 때 자꾸 밀어서 그래. 때밀지 말라니까. "

"그래도 자꾸 밀고 싶어."

" 야.. 병이라는건..병원이 치료해주는게 아니야. 원인을 알면 병은 모두 사라지게 되있어. 오늘부터 때미는거 딱 끊고 병원가지마. 그러면 낫는다니까. "

내말을 듣고 태호는 정말 그렇게 했다. 그리고 병은 한달만에 씻은 듯이 나았다. 만일 내가 없었더라면 태호는 약에 의존하여 점점 커지는 피부병으로 결국 세상에 이런일이에 출연하고 말았을 것이다.

 코끼리 피부 청년이 왜 그렇게 되었겠는가. 피부는 아무런 죄가 없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 청년이 몸이 그 지경이 되도록 가만있었겠는가? 돈만생기면 약국을 찾아 이약저약 바르고 먹고 했을 것이다.

어느날 발생한 작은 이상으로 시작했으리라. 그리고 약을 바르면 바를수록 병은 커졌을 것이고 그러면 그럴수록 약을 발랐을 것이다. 결국 피부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된 것이다.

 약은 먹을수록 악화되지만 사람들은 그럴수록 약에 의지한다. 그래서 약이 돈을 버는것이다. 그것은 달콤한 꿀이 발라진 벌레잡이 통풀과 같은 것이다. 냄새를 맡고 발을 들이면 빠져 나오기 어려운 것. 심리적인 중독인 셈이다.

태호의 집에서 나오고 나서 내가 살던 아파트에 마사지실을 만들고 난후에 톰이라는 캐나다인을 집에 들이고 같이 마사지일을 하게 된다. 한때 의학공부도 조금했었다는 그는 약 중독자였다. 마약은 아니고 그냥 약인데 약을 너무신뢰하여 매일 약을 먹었다.

약이란 약은 다 처먹었다. 퇴근후에는 반드시 약방에 들려서 약을 한보
따리씩 들고 집에온다.

맨날 아프다. 구토가 났네 밤새 열이 났네 문앞에서 쓰러졌네..매일 아
프면서도 그것이 약이 원인인줄을 모르고 계속 약을 사먹는다. 아프면
아플수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빨은 앞니만 남고 다 빠지고 머리는 홀랑 벗겨졌다. 이빨이 없어 음식을 잘 못 먹으니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약으로라도 치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약 때문에 이빨이 빠지고 머리가 벗겨졌을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나중에 장폐쇅이 왔다. 119에 실려갔는데 장이 움직이지 않아배가 팅팅불어 터져 죽는단다. 코에 호수를 꽃아 차오르는 복수를 빼내고 물도 못먹고 일주일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그 병원비를 다 내가 냈다.

병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원인은 한가지였다. 약을 너무 처먹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

내가 그놈이 먹던 약을 함 먹어 보았다.

원비디 10개와 바카스 10개를 한꺼번에 넣고 비타민씨 레모나를 10개를 풀어넣는다. 코엔자임 큐텐 항산화제를 껍질을 벗기고 한 대여섯알 풀어넣는다.

껍질이 있으면 소화가 잘 안된단다. 약에 있어 껍질이란 원래천천히 소화되라고 있는 것이다. 코 엔자임 큐텐은 국내 출시되기 훨씬 이전부터 캐나다에서 수입하여 먹기 시작했다. 식물에서도 잘 얻기 힘든 신종 13번째 항산화제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성장호르몬을 또한 껍질을 벗겨 대여섯개 집어넣는다. 진짜 호르몬이 아니라 호르몬을 촉진시키는 비타민이라고 한다. 한달만 먹으면 흰머리가 사라지고 펄펄 난다고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새치가 한올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밖에 몇가지 비타민을 역시 껍질을 벗겨 넣고 보디빌딩용 보충제를 풀어 믹서기로 갈아놓으면 완성된다. 며칠 먹었더니 배가 띵띵 부르기 시작하는데 장폐쇅이 걸리고도 남음직했다.

영어 나부랑이 좀 배우겠다고 그놈 뒤치닥 거리하면서 2년여 동안을 같이 지내다보니 약은 입에 대기도 싫어하는 나였지만 옆에서 하도 먹어대니까 나도 그만 잠시 흔들릴 때가 있었다.

그래? 뭐 함..먹어보지 뭐. 그렇게 슬슬 약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나
는 지독한 천식에 빠져들게 된다.

감기걸렸을 때에도 엔간하면 먹지 않던 감기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 그 기침이 바로 천식으로 발전하였다.

천식이란 끊임없이 기침이 나오는데 목에 가래가 걸린것 처럼 간질 간질 하다. 보통 때 그런 느낌이 들면 기침을 하고 기침을 하면 목구멍이 시원해지면서 기침이 멎는다. 다시 기침을 하더라도 일단 시원한 느낌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천식은 기침을 해도 목에 무엇인가 걸린 느낌이 계속 남아있다. 마치 오줌을 싸도 오줌이 그대로 남아있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기침은 계속되고 하면 할수록 시원하지 않으니 그 고통이 말할수 없다.

 감기약에서 이제는 천식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약을 먹으면 먹을수록 기침은 심해진다. 천식약이 한봉지에 천 이백원 정도 한다. 지금생각해 보면 우수을 뿐이다. 낫지도 않는 약을 왜 파는가 말이다.

그 천이백원짜리 약을 매일 세번씩 사먹었다. 혹시나 낫겠지 혹시나 낫 겠지 하면서...먹으면 두시간만 잠잠하다. 역시 양약은 믿을게 못되..

"혹시 한방 약이 있나요?"

"네..있습니다. "

한방 70% 양약처럼 똑같이 생겼고 값도 비슷하다. 먹어보니 조금 낫기 는 한데 역시 큰 차도는 없다. 한라라면만 팔아도 충분한데 괜히 설악라면 동해라면 등등 제목만 바꾸어 자꾸 나오듯 한방처방약도 그럴듯한 낚시에 불과했으며 그나물에 그밥인 것이었다.

그렇게 근 6개월간 천식으로 고통받았다. 그러던 와중에 감기에 걸렸다. 약이 소용없다는 것을 눈치채고 모든 약을 끊었다. 톰을 만나면서 안먹던 비타민약도 먹기 시작했는데 그것마저 모두 끊었다. 군대 제대후 이빨때문에 먹기시작했던 칼슘약 마저 끊었다.

감기는 지독했었고 보름동안을 끙끙 앓았다. 너무나 아플때면 한겨울에 찬바람 맞으며 아스파트길을 두시간 동안 뛰었다. 정말 너무너무 아파서 아스피린을 반으로 딱 쪼개 반쪽만 딱 한번 먹었다. 그거 이외에는 먹지 않았고 보름만에 감기는 나았다.

 천식도 함께 사라졌으며 감기에 저항력이 생겼는지 이후 10년동안 한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10년이 지나서 다시 감기에 걸렸다. 그때는 치질이 치루로 발전했던 때였다. 치질과 치루를 동시에 잡으면서 이틀만에 감기에서 해방되는 방법도 발견하게 된다.

드라마 허준을 보면 왕의 안위를 살피던 의원들은 만일 왕의 병이 호전 되지 못하면 의원은 처벌을 받아 죽게 된다. 결국 허준도 왕을 살리지 못하였다 하여 사형에 처할 위기를 겪게 되나 귀양으로 대신하게 된다. 그리고 귀양지에서  동의보감을 완성했다 한다.

과거 시대에 왕은 환자였고 환자를 낫게 하는것은 곧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침술과 한약 체질의학등 끊임없는 자연치유법들 이 개발되었다. 병이라는것은 신체가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돕는것이 유일한 방편이며 즉 자연치유법이 아니면 치유하기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있어서 환자가 죽었다고 목숨을 내놓는 의사는 없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마디면 끝난다. 그러니 환자를 정말 살리는 요법은 묻혀져 가며 오히려 가만놔뒀으면 될 뻔한 환자를 이거했다 저거했다 하면서 돈만 받아먹고 쉽게 죽이는 곳이 병원이 되는 것이다.

아마 왕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그것이었을터...과거에 왜 왕을 죽였다고 의원까지 죽였겠는가. 그만큼 의술이라는 것은 쉽게 믿을 것이 못 되며 함부로 했다가는 사람을 죽일수 있는 것이니만큼 목숨을 걸지 못 하면 할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환자는 미끼에 걸려든 고기에 불과한 세상이 되었다. 과거의 왕들이 이걸 보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장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있다. 장염이 뭔지는 잘 몰라도 뭐 날 음식을 먹어 일시적으로 탈이 난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지만 장염은 그러한 것이 아닌듯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앞서 밝혔듯 치질이 맹장에 생기면 맹장염이고 장에 생기면 장염이 되는 것이다. 장염환자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무척 불안해보인다. 그들도 왜 장염이 생겼는지 알지 못한다.

불규칙적인 식사가 원인이라는 한마디에 언제 다시 장염이 도질지 몰라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마치 당뇨병 환자처럼 일정한 량의 음식을 정확한 시간에 맞추어 먹는다. 밥을 먹으면 즐거워야 하는데 덜덜 떨며 밥을 먹으며 얼굴에 평온한 기색이 없다. 그러니 밥을 먹은들 소화가 제대로 되겠는가?

미국에서도 장염환자는 극성을 부리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에 있는 한 재미교포 여성을 찾아가 보았다. 그녀는 장염때문에 수술을 받고 장염이 재발하고 또 수술 받고 하는 과정에서 결국 현재는 장을 모두 잃고 인공 항문을 달고 다닌다고 한다.

그녀는 크리스챤인듯 했다. 나에게 생명을 허락한 의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입에서 감사소리 나오면 크리스찬이다. 의사가 일부러 망쳤다고 딱 꼬집어 볼수는 없겠지만 그게 감사할 일인가? 조선시대의 왕이었다면 아마 그 의사는 사형을 12번을 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못고치면 놔 두면 될걸 알지도 못하면서 왜 손을 댄단 말인가. 수술할때만 해도 낫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했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아야 할것 아닌가. 죽어야 감사를 멈추겠는가.

분명 장염이 발생했다면 원인이 있었을 것이며 그 원인을 찾으면 수술할 일이 없다. 그런데 의사에 의지했고 의사는 불치를 내세워 수술한 것이며 그녀는 결국 속은 것이다. 크라운 교체하듯 6개월에 한번 3년에 한번씩 인공항문기를 업그레이드하러 병원을 방문하며 평생 병원에 조공을 바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