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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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3 ~ |
역마살이 들었었기도 했었지만 어딘가에 더 나은 곳으로 떠나야 할때가 되면 반드시
떠나지 않으면 안될만한 사건이 발생한다.
사실 호텔이 수입적인 면에서는
안정적이기는 했지만 계속 있어야 할곳은 아니었다. 내가 잘해서 손님이 늘면 그 공은 모두
호텔로 돌아갈 것이다. 그호텔 마사지가 그렇게 잘한다며?
내 브랜드를
세우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장소가 필요했고 이주에 적합한 시기 였다. 비가 새지 않았다면 계속
눌러 앉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근처에 로드샵을 열었을때에도 사실 2년만에
떠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잘 되면 여기다 뼈를 묻을 심산까지 했었다. 그런데
아랫집 아줌마와 한바탕 격돌이 있었고 그 격돌은 내가 새로운 곳에 이주하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고 보면 된다.
수안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동네에 첨 왔었지만 나는 진작
부터 자연인 열혈 시청자였고 뭔가 도심과 반대될수록 구미가 당기는 상황이어었다.
그렇다고 수안보가 아주 깡촌인것만은 아니지만 정붙이고 살아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수안보는 언젠가 부터 손님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뉴스를 보니 수안보의 온천수가 하도 많이
써서 3년 정도면 고갈될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스키장 하나가 없어진 이후
관광객들은 반토막이 났고 대여섯개의 호텔들이 문을 닫았다. 돈 욕심없고 계산 느리고 미련한
나는 그 와중에도 끝까지 버텨보려고 했었는데 큰 싸움이 한번 난후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주에 돈이 없는 나는 돈보다도 인간관계가 항상 먼저 작용하는 듯
하다. 사주에 돈이 없다고 해서 내가 반드시 거렁뱅이라는 뜻은 아니다. 트럼프도 사주에 돈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수안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식당은 물론이고 노래방 미용실등등 아직도 연탄난로를
쓰고 있다. 70년대로 회기한 느낌이다.
한겨울 거리를 걷다보면 매캐한 연탄가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식당의 주방 연료는 LPG를 쓴다.
난방은 기름보일러는
쓰는데 아껴쓰면 한달에 20만원 정도가 나온단다. 전기난로를 써봤더니 40만원이
넘게 나온데다 차단기가 내려간다. 한전에서 서신이 왔는데 한번더 그렇게 마구 써대면
전기를 차단하겠단다.
안되겠다. 난로가 답이다. 아무리 수안보라지만
마사지실에 연탄난로는 스타일 구기니 안될것 같고 석탄난로를 인터넷에서 뒤져봤는데 가만..
이럴게 아니라 그까짓거 하나 만들면 될것 같다. 벽난로를 만들면 될게 아닌가.
이동네는 자재소가 없으니 인터넷으로 벽돌 날라 줄려나 검색했는데 가만 이럴게 아니라 그냥 돌
주워다가 만들어도 될것 같다. 시골인데 널린게 돌이 아닌가.
2만 오천원짜리
달구지를 하나 사다가 근처 계곡으로 가서 큼직한 돌을 골라 나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장난이
아니었다. 무겁기도 무겁고 생각보다 많이 필요해서 모으는데 삼일이나 걸렸다.
이제 돌은 다 뫃았으니 나무를 해야 한다. 전기톱을 샀는데 석유만 넣으면 되는줄 알았더니 연료
배합이 까다롭다. 간신히 배합맞춰 넣었는데 시동이 안걸린다. 원래 한 다섯번 걸면 한번
걸리느게 정상이란다.
이것도 엔진이라고 매연 장난 아니다. 한번 걸때마다 자동차
뒷구멍 매연 만큼 쏟아지는데 다 마셔야 한다. 안되겠다 싶어 중고시장에 반값으로 팔아치우고
톱을 샀는데 이 톱이 생각보다 쓸만하다.
쓱삭 쓱삭 훨 쉽다. 주변에 썩은
나무가 천지지 연료걱정은 없겠다. 또 며칠 걸려 산더미같이 모아놓았고 이제 연통만 사면 되는데
연통사는것도 쉽지 않다. 무슨 형 무슨형 몇가지 종류가 있고 이것도 매년 청소도 하고
교체해주어야 한다. 헐.. 에라이.. . ..
걍 포기하고 기름 보일러 쓰기로
했다.
쌓아놓은 돌은 내려보내기도 함드니 베란다에 쌓아놓고 화단을 만들었었다.
며칠후 아랫집 아줌마가 올라왔다.베란다에 무거운 돌 올려놓으면 건물 기울어지니
치워달란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남이 치우란다고 네 하란 법 있는가. 지가 건물주도 아니고
싫다면 그만인 문제다.
사실 이건물은 아랫집 아줌마 건물이었다고 한다. 아랫집
옆집 빵집 아줌마의 말에 의하면 남편인지 시누이한테 돈 빌려줬다가 재산 다 말아먹고
건물을 친구한테 팔고 그 건물에 세들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 가만..그러면 내가 한번 집에 들어가봐서 천장이 어떻게 생겼나 보면 안되?
안돼!
고함을 뻑 치신다.
나는 두말없이 돌들을 다
처리해주고 다음날인가 일층으로 내려왔는데 그날도 그렇듯 그집 차는 항상 우리집 앞에 처박아
놓는다. 넓은 자기집 놔두고 왜 남의 집 앞에 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옆집 차 견제
하느라고 그런것 같다.
그 날따라 컨디션이 좋으신지 싱글 벙글이시다.
이모.. 왜 차를 항상 여기다 대는거야?
내가 언제?
시시때때로 아침닭울듯 고함 질러대는것도 특기시지만 입에 침도 안바르고 거짓말 하는것도 아랫집
아줌마 특기중의 하나이다. 하긴 중국산 올갱이 국산이라고 파는데 오죽하겠어.
대놨으니까 대놨다는거 아냐.!!!!
동네가 떠나갈듯 고함을 뻑 질렀고 은근히
텃세에 시달렸을 듯한 옆집 빵집 아줌마가 바로 목격하고 눈이 휘둥그래지셨다.
그날 이후 격돌은 시작되엇다. 대지 말라고 해도 개무시 하기로 작정했는지 계속 대기 일수 였고
그때마다 나는 식당에 들어가 차 뺘달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면 그 딸이 나와서
차를 빼주는데 자를 재듯 정확하게 경계선쯤 되는곳에 차를 대는 것이다. 넓은 자리 놔두고 왜
차를 그렇게 대는지 누구 약올리기로 작정한듯 하다.
사실 내 집 앞은 한 일미터
가량이나 했을까 그정도였고 거기 내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것 때문에 다른 차를 못대는 것도
아니니 크게 신경쓸 문제는 아니었지만 자존심 싸움이었다.
어디 해보자는 거야?
주차금지 삼각뿔을 하나 가져다가 세워놨는데 일부러 그런건지 들이받아 박살이 나있다.
짱돌을 하나 주워다가 막았는데 경찰서에 신고를 했나보다 도로에 짱돌은 불법이란다. 차도
안 다니는 도로에 짱돌 하나 세워놨다고 걸리적 거리는 것도 아니고..
뭐
그런식으로 아랫집 아줌마와의 신경전은 계속 되었는데 하여튼 이 분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코로나 지나고 지금은 아마 망했을 것이다. 온천에 누가 온단 말인가.
호텔은 무사할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손님 없던 곳인데 코로나?? 거기다가 은행 대출이
90%일텐데 금리 인상까지 겹쳤으면 아직도 잘 계신지 언제 시간나면 놀러가볼 참이다.
그렇게 내 아랫집에는 똥고집 올갱이 해장국집이 있었고 그 옆이 제과점이었는데 나는
아랫집 아줌마를 견제해볼 요량으로 제과점을 찾았다.
전라도 분이신데 남편은
경상도출신이며 직접 올갱이 잡으러 다닌다고 한다. 장사는 똑바로 하시는데 돈 욕심이 없는지
장사수완이 없는지 가게는 파리 날리고 있다. 기독교라는데 교회간다면서 문닫기 일수다.
마사지 받는 손님에게 할인권을 줄테니 천원 할인해주면 어떻겠느냐..
그
동네 밥값이 좀 고가여서 충주사람한테까지 욕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반찬은 개코딱지 만큼
나오면서 값은 천원 더 비싸다. 그러니 이참에 할인좀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싶다.
무척 반기시는 것 같았고 몇사람 손님들을 내려 보냈는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할인권
없어도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나.
그러면 그냥 값이 싼거지 할인받았다고 생각을
안하지.. 하여튼 장사 수완이 없으신 분 같은데 다행히 아들이 근처에 편의점을 하고 있어서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을 듯하다.
말이 편의점이지 그동네는 편의점이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 수퍼나 다름없다. 코따지 만한 동네에 수퍼는 왜 그리 많은지 쫙깔렸다. 충주
특산 품이라는 곳감이나 능이 버섯등을 파는 곳이 많다.
우리집 근처에도 바로
옆에 수퍼가 네 다섯개가 몰려있다. 사근사근한 이쁜이 아줌마가 있는 곳에 주로 갔었는데
그동네는 그래도 한 인물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왕년에 미스 충주 한번 나갔었을 듯한
분이시다. 남자고 여자고 놀랄만큼 얼굴 되고 몸매 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아니
이런 분이 이런곳에서 썩는다고? 뭐 이런 생각들때도 종종 있다. 서울 사람들은 하도 뜯어고쳐서
이쁜 이세들이 점점 멸종위기에 이르러 가고 있는 것 같다.
생긴대로 논다고 이쁜
여자가 성격도 좋은 법이다. 한번 밤늦게 맥주사러 갔는데 잠깐 앉아서 한잔 하고 가란다. 바로
옆동네 살면서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다.
아랫집은 아래윗집 살면서 한번도
그래본적이 없다. 가끔 내가 밥 사먹어 준 적은 있어도 뭐 김치 꽁댕이 하나 가져다 준 적이
없다.
그동네 미용실 하는 아줌마도 한잔 하시는 중이었다.
"아유
어찌나 사람들이 구경을 오는지 내가 입장료를 받고 있다니까요. "
"이 동네
사람들이 좀 그래요. 촌사람들이라...뭘 몰라.."
"아니 다 관광객이지 뭐
이동네 사람 뭐 얼마 있나 근데도 그러더라니까.. 마사지는 묻고 가는게 아니지 왔으면 그냥
받아야지 구경만 실컷하고 가니까..그냥 뒷통수를 한대 따악~~~ 아오..."
자기
아는 사람이 뭐 어디 공주인지 공장하는데 갔다 줬다면서 오천원인데 닭밝 연육을 하나
드셔보시겠냐고 해서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하나 더 주문하고 먹고 있는데 남편이 왔다.
친구들하고 당구장 갔다가 한잔 하고 오는 길이란다. 이웃 집이긴 하지만 외간 남자하고
술하고 있는 모습에 눈이 휘등그래졌다.
세대차이 많이 나는 우리 아버지 같으면
밥상이 뒤집어 질 일이지만 그정도는 아니신듯 잠시 합석한후 나는 자리를 떴다. 구멍가게라 딱
두사람 앉으면 될만한 자린데 더 있기도 뭐하고. . 아지매라면 모를까 형님하고 터놓고 대화
나누기도 불편하다.
서울도 물론 그렇지만 주변에 누군가와 허물없이 지낼수 있는
사이를 만든 다는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시골이라면 그럴수 있겠다 생각을 했지만 천만의
말씀.
가장 가까운 아랫집은 싹수가 노랗다. 이쁜이 아지매가 좀 싹이 보이기는
했는데 남편때문에 불편해서 그만둬야 할것 같다. 까다로워 보이지는 않지만 왠지 너무 점잖아
보인다.
아랫 집이 아무리 지랄한다 쳐도 노인네들 텃세질 하는거 무서울건 없다.
그렇지만 은근한 불도 지피다 보면 물 끓듯이 어느순간 결정적인 원인이 되어준것 같다.
그래.. 그냥 떠나자..어디로 떠날까..
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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