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일기

2023 9 10 ~ 2024 9 30



"논현동으로 가라"

50억을 빚졌다는 이상민씨가 어느 용하다는 점쟁이의 말을 듣고 이사와서 빚을 모두 갚았다는 곳이 바로 이 논현동이다. 이사오자 마자 케이블 채널 '음악의 신'으로 복귀 그 이후 모든 것이 술술 풀려 나갔다 한다.

고스톱을 해본 적이 있는가? 오광으로 선 잡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오광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산다.그냥 가진돈 가지고 열심히 살면 되는데 대박을 꿈꾸며 영끌에 비트코인에 따따블로 돌려준다는 어느 투자자의 말에 전재산을 몰빵하기도 하고 그렇게 가진것 마저 잃고 살아가게 되는게 중생들의 삶인 것 같다.

이상민씨야 다행히 일어섰지만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닌 법이고 모두가 그렇게 갱생할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수 있다. 한번 헛디디면 나락 갈수 있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한방에 훅갈수 있다는 말이다. 그 한가운데에 강남이 있다. 강남에가면 뭔가 대박을 얻을 것 같은 환상속에 우리는 불나방처럼 불속으로 뛰어든다. 결국 돌아오는 것은 활활 타오른 불길 뿐이다.

그곳에는 성형의 메카가 있고 더 아름다워지려는 욕심이 있으며 거리에는 조화가 넘쳐난다.누렇게 변색된 플라스틱 조화. 강남이라면 이런 조화대신 비싼 생화를 써야 마땅하지 않은가? 심지어 가로수의 밑바닥 조차도 인조잔디를 밖아 놓았다. 조화는 가짜를 의미며 성형과 마찬가지로 불의 속성이다. 불은 실체가 없으며 공중분해된다. [풍수용어이며 이에 대한 해설은 곧 이어집니다.] 누구나 강남에서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만일 강남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것만은 알고가자. 풍수전문가도 몰랐던 강남의 풍수. 강남에 살면 안되는 사람이 있고 그중에 하나가 나였던 것이다.

2024년 9월

주의: 풍수및 역학 전문 용어가 많이 나오므로 이해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수 있습니다.

역마살[돌아다니는 살]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짐을 싸야 한다. 계묘년은 나에게 있어서 충[충돌]이 었으며 충은 역마와 같다고 했으니 역마가 다시 들어온 것은 맞다. 언제쯤 이 역마살이 끝날지 . . 이사다니기도 만만한 일이 아닌데. .. 상일동역 고덕동은 어차피 오래 있지는 않을 예정이었다. 인천고객을 잡으려면 너무 외곽이기도 했고 너무 작아서 살짝 큰 공간이 필요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아주 넓은 공간을 꿈꿨던 것도 아니었다. 수안보에 있었을 때 원없이 넓은 공간을 써보고 나서 그것이 얼마나 헛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살짝 넓은 공간이 필요 했을 뿐이다.

내가 가진돈은 8천만원이 전재산이었다. 이번에는 남의집 살지말고 코딱지 만한 집이라도 내 집을 가져보자 싶었다. 그런데 네이버 부동산을 아무리 뒤져봐도 9천만원이 최저가였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사진이나 도면상으로 보면 그 최저가 오피스텔도 어찌나 코딱지 만한지 베드 두개가 들어갈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다시 월세를 잡아야 하는데 이번 만큼은 좀더 중앙으로 와야했다. 강남이면 좋겠지만 세가 비쌀것이고 영등포 쪽이나 노량진쪽으로 잡아야 한다. 그동안 월세도 올라 상일동 만큼이나 작은 방을 얻으면 한 70만원 줘야 한다. 그새 집값은 많이 떨어졌다지만 전세수요가 월세로 몰리면서 월세는 더 올랐다. 강남이 아니고 어디가나 마찬가지다.

이럴바에는 그냥 비싼 월세를 감당하고 목좋은 곳으로 가는게 낫겠다. 강남 신논현역 부동산을 한번 들렀는데 상가를 하나 보여준다. 상가는 대개 안에 화장실이 없는데 거기는 안에 화장실이 있고 온수는 물론 보일러까지 들어온단다. 말만 상가지 오피스텔이나 다름없다.월세는 120에 관리비 없음. 부가세가 있으니 132만원을 내야한다. 오피스텔은 간판을 할수 없지만 여기는 일층에 간판도 달수 있다.간판없는 8~90만원대 쥐똥만한 오피스텔을 쓸것인가 간판도 달수 있는 널찍한 132만원 상가를 얻을 것인가.고덕동에서 디지털 세계로의 귀한 그것은 성공적인 첫발이었다. 그런데 다시 아날로그의 세계에 미련이 남은 것일까? 아직도 디지털 세계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그러한것은 내가 끊임없이 직업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것과 같은 것이었다. 다른데도 아니고 강남이라면..아날로그의 꿈을 이루어줄지도 모른다. 어쨌든 더 고민할 여유도 없었고 그냥 계약을 할수 밖에 없었다.

고덕동의 월세는 30만원이었고 나는 문경에서 월세를 25만원에 살고 있었다. 그 25만원의 월세를 내는 것도 버거워 나는 굴삭기 학원에 등록을 했었고 동네 보습학원에서 중학생 영어도 가르쳤다. 문경의 월세 25만원은 비싼 것이었고 근처에 20만원짜리 월세도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 올때는 30만원 이상의 월세를 얻지 않겠다 벼르고 왔으며 5만원의 투자는 나에게 있어 큰 모험이었다. 그런데 이제 곱배기도 아니고 네베나 되는 132만원의 월세를 내는게 말이되는가. 132만원은 좀 무리인듯 싶지만 만일 고덕동 만큼만 성적을 거둔다면 그래도 천만원은 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고덕동보다는 입지가 나으니 크게 주저할 이유는 없다.무엇보다도 물이 감싸고 도는 곳 풍수때문었고 애초에 노량진을 제쳐두고 고덕동으로 자리를 잡았던 이유도 그때문이었다.서울에서 물이 감싸는 곳은 용산과 용산 동쪽으로는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성수동 일대 남쪽으로는 강남 그리고 강동구와 하남시등인데 북쪽은 앞으로 운기가 꺾이는 곳이라 하니 남은 곳은 강남이었다.

"논현동으로 가라."

50억을 빚졌다는 이상민이 어느 용하다는 점쟁이의 말을 듣고 이사와 빚을 모두 갚았다는 곳이 바로 이 논현동이다. 이사오자 마자 음악의 신으로 복귀 그 이후 모든 것이 술술 풀려 나갔다 한다. 그러니 월세 조금 비싼게 대수인가. 풍수를 보니 우려되는 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땅이 많이 기울었다. 전저고후가 되어야 하는데 전고 후저다. 이런 곳에서는 첫끝발이 좋을수는 있지만 갈수록 하락하는 형국이다.

공망 [공치고 망함]

그렇지만 풍수 완벽한 곳 찾으려면 쉽지 않다. 얼굴 잘생기고 돈도 많고 매너 좋고 술 안먹고 담배 안피고 이도저도 완벽한 남자는 게이라고 하듯 완벽한 풍수는 이미 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분 들이 차지하고 있다. 거기서는 돈 잘버니 죽을때까지 내놓을일 없다. 내가 나라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남의 땅은 대개 구불구불 기울어진 곳이 많다. 그러니 어차피 거기서 평평한곳 찾기 쉽지 않고 전저고후 맞추기 쉽지않다. 고덕동 입주하면서 공망년이 시작되었지만 강남에서도 공망년은 계속 이어졌다. 공망년에 입주했으니 어딘가 난감하고 하자있는 집에 들어가리라는건 짐작가능한 일이다.

처음 중개소에서 소개 받은 곳을 들어가보니 완전 폭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곳이었다. 수안보때의 악몽이 되살아 났고 다시는 상가를 얻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었다. 여기도 창문이 좀 많기는 하지만 수안보 때 보다는 작은게 좀우려되는 면이 없는 바 아니나 이정도면 감당할수 있겠다. 노후 상가를 들어갈때는 첫째 주의할것: 창문 넓은데 들어가면 피본다. 난방비 폭탄된다. 요즘에는 창문이 이중창에 PVC로 나오지만 이전에는 쇠막대기로 만들었다. 그 쇠막대기에 이슬이 맻혀 물이 줄줄 흐르고 마치 드라이아이스 처럼 찬김이 펄펄 난다. 외부의 찬공기를 증폭시켜 실내를 냉장고로 만드는 것이다. 뽁뽁이는 물론 붙였지만 그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달아달라 말을 할걸 언제적 건지 알맹이가 그대로 노출된 두꺼비집도 답없다. 그냥 하나 사서 달자 싶었는데 이거 세입자가 할게 아니다. 결국 전기공사 불렀다. 구라인지 진짜인지 모르겠는데 10년간 당구장으로 썼단다. 이렇게 십년을 썼다고? 나중에 들어보니 추워서 덜덜 떨다 나갔단다.한 2년 쓰다 나갔겠지 십년 같은 소리하고 있네.석유난로를 쓴 것 같은데 바닥에 시커멓게 열받은 자국이 선명하다. 거기다가 당구치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바닥에 논슬립을 잔뜩 붙였는데 그 논슬립 떼는데만 삼일 걸렸다. 스티커 제거제를 달라고 하니 뿌리는게 낫다면서 스프레이를 준다.바르는게 훨 날뻔했다. 말 드럽게 안들어서 삼일 걸리고 프레온 가스 들이마셨는지 머리가 띵띵하다. 하나가지고 안되서 결국 세개 쓰니 바르는 것 샀으면 한방에 끝냈을 것을 고생만 직사게 했다. 다 공망의 발현이다.

원래 문제가 많은 집이지만 사람들이 공간 쓰는 걸 보면 아주 비 효율적으로 쓰면서 결국 그 공간을 망치고 마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예를 들면 수안보에 있었을때 처럼 수도물을 끌어쓴다고 커다란 배수관을 노출시켜 방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봤었다. 그거 공사비 좀 들였을텐데 돈들여서 그렇게 해놓으니 답없다. 머리나쁘면 평생고생. 이런 어처구니 없는공간 활용들을 제거해주면 가게는 뽀샤시하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도 그런 경우가 한가지 보였는데 인터넷 케이블을 화장실 창문을 통해 들여와 창문이 안닫히고 그 안닫히는 창문을 막겠다고 나무로 얼기설기 땜질해 놓은것이었다.

다 걷어내고 제모습을 찾았는데 창문은 오래되서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관리인에게 전화했더니 이런거가지고 사람 부르면 욕먹는다나 걍 대충 막아서 쓰란다. 아니 강남 건물주가 비싼 월세 받고 그 돈 벌어서 다 어따 쓰려고 창문 하나 교체 못하는지. 그냥 돈 쓰는건 죽어라 안하니 건물주 됐겠지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검정테이프 발라서 대충 막았는데 어차피 여기 내가 평생 살것도 아니고 그건 큰 문제는 아니었다. 가운데 시멘트가 노출된 바닥도 문제다. 노출만 된게 아니라 푹 파여서 실리콘으로 막아보자 싶었는데 생각보다 실리콘이 많이 든다. 한 대여섯통 잡아먹었다. 거기다가 금색 스프레이도 바르고 오공본드도 바르고 별짓 다 하고나니 그냥 시멘트 바르는게 나을뻔했다. 나중에는 실리콘이 떨어져 나가는데 어차피 방뺄거니까 버텼다. 그렇게 공망년에는 어중띠면서 해결되지 않고 난감한 것들 처리하다 애먹다가 결국 헛일하고 끝내게 되는 것이다.

집주인 대행 관리인

이 건물은 건물주가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관리인이 관리를 대행하고 있다. 월세와 관리비 계산및 수금 그밖에 모든 것들을 관리인이 처리하고 집주인과 직접 연락해본적은 없다. 관리인은 많이 해본 솜씨인지 첨부터 싹수가 없었다. 말은 딱딱 끊는게 보통이었고 필요없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렇게 살기도 쉽지 않다. 왠만큼 교육받지 않으면 할수 없을 것 같은데 아침마다 정신교육 받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지금 싱크대 수도가 새고.. 전기 하나 안들어옵니다."

전기공사와 보일러 팀이 도착했는데 그것도 일주일이나 지나서였다.일주일이면 월세가 얼마니.. 어쨌든 와 주었으니 은혜받았다.조물주가 응답없으면 피조물주가 인내해야지 어쩌겠는가.수리가 끝났는데 아차싶다. 한군데를 놓친것이다.

'벽쪽에 스위치 쓸거냐고 하시길래 안써도 된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까 꼭 써야 할것 같아서요. 죄송하지만 한번만 더와주시면 안되나요? 제가 밥산다고 전해주세요.'

일주일간 응답이 없다. 전화했더니 문자넣었단다. 넣길 개뿔.. 그냥 씹은 것이다. 우선 두꺼집 박스부터 좀 사서 달아야 겠다싶어 전기재료상에 갔는데 딱보니 허접한 네모박스 만원 받으면 되겠다 싶은걸 3만오천원을 받으신다.

"어제 이거 만오천원이고 하지 않으셨어요?"

미심쩍은건 내가 콜롬보도 아니고 그냥 묻어야지 어쩔수 없다.그리고나서 박스를 다는데 헐...판이 맞지 않는다. 와씨..이게 얼마나 오래됐다는 거야. 휴대폰도 아니고 두꺼비집이 신형하고 맞질않으면. . 그리고 스위치 다는 법을 검색해서 달아봤더니 갑자기 두꺼비집에서 퍽 소리가 나면서 차단기가 내려간다.차단기를 다시 올렸는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큰일이다. 관리자한테 전화를 걸었다.

"아.. 아직 처음이니까 손좀 봐주시면 안되나요?"

"처음이건 뭐건 !!! 허일씨가 손대다 그렇게 된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허일씨가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허일씨 전기만지는 기술 있으십니까? 사람 불러다가 하세요. 옆에 약품창고라 화재나면 큰 사고 납니다. "

뭐 맡겨놓은거 있는 것 처럼 딱딱 거리신다. 쥔장 행세 하느라 애쓰신다. 틀린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애초에 스위치에 문제가 있었고 사람좀 불러달라는걸 묵살해서 발생한거니 나도 따지고 싶기는 하지만 입을 닫았다. 두꺼비집 박스도 없는 주제에 월세 백삼십만원씩 받아처먹으면서 그것 좀 손봐주면 뭐 어디가 덧나니?

"알겠습니다아아"

할수 없이 철물점에 가서 차단기를 하나 샀는데 이거 혼자 달려니 오금이 저린다. 한번도 안만져봤는데 철물점 교육을 좀 받으니 할수 있을 것 같다. 두꺼비집은 메인차단기와 부속 차단기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두꺼비집 끄면 스위치 올려도 불 안들어오듯이 메인차단기를 빼면 부속 차단기를 올려도 불이 안들어오니 부속 차단기는 맘대로 뺐다 꼈다 해도 합선될 일은 없다. 그러니 메인 차단기 라인만 조심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그래서 간신히 차단기 교체는 성공했고 불은 들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위치선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불은 켜지는데 꺼지지가 않는다.

할수 없이 주로 외출 다녀서 얼굴 못본 전기재료상 아저씨를 불렀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튀겨먹을까 간이 쪼그라들었다. 오년 전에 수안보에서 차단기 내려가서 충주전기공사 불렀더니 한개 오만원이라며 이십오만원을 받아갔다. 와씨..요즘 이십오만원하고 오년전 이십오만원은 또 틀리다. 월세 절반을 가져갔으니. . . 내가 언젠가는 두꺼비집 직접 교체하고 만다 하고 이를 갈았다. 괜히 그때 쓸데 없는 결심을 해서 이런일이 발생했다. 니가 교체해보라고 신이 사명을 내려주신것이다. "교체해 보고 싶다매~~"

"이거 여기서 산건데 왜 안맞아요? 큰걸 사올걸 그랬나? 근데 큰것도 보니까 맞을것 같지는 않고. . . "

한번 전기공사하다 전기맞으신 적이 있으신지 손에 백납이 있으셨다.마이클 잭슨이 공연중 감전되서 백납 생겼다지 않은가.능숙한 솜씨로 아저씨는 두꺼비집을 가위로 쑥닥쑥닥 오려내고 뜯어내고 하더니 얼기설기 두꺼비집을 맞추었고 뚜껑을 닫았다. 들여다보면 거지같지만 두껑닫아놓으면 다시 열 일 없으니 괜찮다. 그리고 스위치 뚜껑을 열더니 잘못된 선을 다시 끼웠고 문제는 깨끗하게 해결됬다.

얼마드려야 되냐 하니 안받겠단다. 헐. . 이럴수가. .

누구는 오년전에 25만원 받아갔던 일인데 그냥 해줬다니.. 또 월세 절반 날이가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강남에도 천사가 사는 구나. . 아저씨 입장에서는 차단기를 교체한것도 아니고 두꺼비집은 자기네 집에서 산걸 맞춰준거니 돈을 안받는게 맞다 생각하신 것이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너무 착해서 돈 못버는 그런 타입의 사람들 중 한분이신것 같다. xx바켓트에 들러 빵 하고 쥬스 이만오천원 짜리 두 박스를 사서 하나는 철물점 스승님께 드리고 하나는 전기재료상에 들렀는데 문을 닫으셨다. 문앞에 놓고 사진찍어서 전송한뒤 문자를 넣었다.

'아까 뚜꺼비집 고쳐주셔서 감사합니다.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그뒤로 검정테이프가 필요해서 10개 사러 갔더니 한개 600원 하던때 올라도 8백원 짜리가 분명한 검정테이프를 원래 천오백원인데 천원만 받겠다며 만원달란다.돈 못버는 아저씨를 대신해 아주머니가 챙겨왔던 것이니 딱히 손해보는 장사도 아닌듯 싶어 그냥 주었다.

첫 달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세탁기 60만원 선반 30만원 싱크대 25만원 간판 20만원 페인트등 부자재 20만원 이사비용 20만원 복비 120만원 총 300여만원의 지출이 발생했다.첫끝발이었는지 첫달 수입으로 지출을 모두 만회했다. 이정도면 괜찮다. 이대로만 가면 도전은 성공한 셈이다.

난방비 폭탄

두번째 달에도 비슷한 성적을 거두었다.그런데 세번째 달에는 손님이 살짝 줄어든 것 같더니. . .날이 점점 추워지면서 관리비와 월세를 보니 이것 저것 합쳐서 170만원이 나온 것이 아닌가.보일러가 반밖에 안들어와 고쳐달라고 몇번 관리인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듣는척 하더니 응답이 없다. 복도에 불 나가서 컴컴하니 갈아달라고 하면 한달이 지나서야 갈아준다. 도시가스값은 18만원이나 나오고 따듯하지는 않으니 온풍기를 썼고 전기세도 15만원이 나왔다. 조물주와 싸워봐야 세입자만 피해본다는 사실을 고덕동[상세내용은 고덕동일기에서 다루겠습니다.]에서 이미 뼈저리게 느낀터라 손해는 내가 감수할수 밖에 없다.

"아씨 추워. . ."

수안보에서 귀가 시릴 정도로 시베리어 벌판 같은데서도 손님 홀딱 벗겨놓고 이불 덮어 놓고 온열침대 하나 밑고 장사했었다. 여름에 덥다 겨울에 춥다 불평나오면 그곳 장사는 개판이 아니겠는가. 조마조마 했는데 첫 컴플레인이 나왔다. 창문틈을 살펴보니 아직도 구멍뚤린데가 많다. 비닐로 꼼꼼하게 채운후 검정테이프로 쇠막대를 모두 발라놓은뒤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이만오천원짜리 온풍기를 하나 샀는데 이거 작은게 꽤 훈훈하다.문제는 난방비였다. 위탁 관리인은 자신의 의무만 실천하며 마치 정신교육이라도 받은듯 세입자의 시시콜콜한 요구를 듣는 척하다가 묵살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문자에 회신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전화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 주님의 응답을 받기 위한 철야 기도를 올려야 할 판이다. 그냥 밤잠 자는게 나으니까 저절로 포기하게 된다.

"난방 안고쳐 줍니까? 왜 18만원이 나오나요? "

"그거 쓰는대로 나오는 건데요."

"방이 미적지근한테 18만원씩 나오는게 말이 되냐고요.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할 거 아녜요!!!"

조치하겠습니다.

관리인이고 뭐고 호통을 쳤더니 조치하겠단다. 보나마나 세입자 관리규칙 2조를 실행한듯 하다. 세입자가 열받으면 무조건 일단 조치하겠다하라.그리고 잊으면 세입자는 포기한다. 역시 조치는 없었다. 사실 상가에서 난방시설은 원래 안되어있고 세입자가 알아서 하는게 맞지만 난방시설이 되어있는이상 주인이 책임질 의무가 있지 않은가.그거보고 들어왔으니 문제 있으면 고쳐줘야지. 계약서에 빠져있길래 추가를 했더니 관리인의 얼굴이 어두어진다.애초부터 발뺌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공망년에 집 구한 내가 잘못이긴 한데 어쨌든 지출이 만만찮다. 300번다면 180만원을 지출하고 백만원가지고 생활해야 된다는 건데 뭐가 남겠는가. 딱히 300벌기도 쉽지 않고 손님 수준은 고덕동이나 비슷한 정도다.이번달에 살짝 적자본것 같다. 만일 이대로만 버텨준다면 일년간만 버티고 방을 빼면 된다.그런데 만에 하나 첫끝발이 개끝발이 된다면 손님이 반토막이 날수도 있다.상일동에서도 항상 300을 넘겼던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한달내내 손님이 거의 없었던 때도 있다. 그렇게 손님이 빠져 최악의 상황이라면 만일 한달에 300씩 적자를 본다면 일년뒤에는 개털되서 여기를 떠나야 된다는 말이 된다. 가진돈이 팔천인데 삼천빼면 뭐가 남겠는가. 아무래도 잘못 들어온 것 같다. 다시 수안보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수안보때에 45만원의 월세를 내기가 버거워 식은땀만 흘리다 적자보고 나왔다.그럴리는 없다. 여기가 수안보처럼 스키장 하나 없어졌다고 손님 쭉 빠지는데도 아니고 최소한 본전은 건질것이다.

필라테스

다시 네이버 부동산을 뒤져보니 구천만원이 최하인줄 알았는데 영등포쪽에 7천만원대의 오피스텔이 많이 나와 있지 않은가. 왜 이걸 못봤지? 이걸 봤다면 이렇게 비싼 월세 주면서 여길 들어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기 입주하고 나서 쏟아진 물건인가? 아니면 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일까? 풍수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이십년간을 부동산 하락 시기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하락하고 있었고 그동안 없던 매물들이 쏟아졌던 것같다. 만일 여기서 천만원이라도 잃게 되면 다시는 내집마련할 기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후회가 막심하다. 차라리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노량진에 고덕동처럼 쥐똥만한 오십만원 월세를 얻고 일년 더 버티는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조금 넓은 상가를 얻었던 또하나의 이유는 누드크로키 회원을 더 모집할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회원한명당 월 오만원만 받아도 열명이면 월세의 절반을 번다. 강남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금까지 왔다 간 회원이 네명에 불과하다. 뭐하나 제데로 되어가는 게 없는데 도데체 내가 여기들어온 이유가 무엇일까? 그래.. . . 만일 잘 못들어온 것이라면 그냥 가게를 내놓으면 될것이 아닌가. 상가건물이니 권리금 붙여서 나가면 된다. 부동산에 들렀더니 옆집 필라테스가 권리금 천만원에 내놓은것이 보였다. 나는 이천만원에 내놓았는데 필라테스보다야 훨 대충 인테리어를 해놓은 우리집을 이천에 내놓은 이유가 있다. 그건 일층 간판 자리를 확보해 놓은 것이었다. 일층에 간판 할수 있는자리 쉽지 않다. 권리금 이천 충분한 자격있다.

"헐.. 가게 팔렸어요? "

"네. "

들어온지 한 삼 사개월 지났을때 옆집 필라테스에 새 주인이 왔는데 며칠후 그녀는 떡을 들고 문을 노크했고 나는 그녀에게 차한잔 주겠다고 하니 흔쾌히 남자 혼자사는 방에 입장하셨다. 원래 미인은 그런거 안따진다.벌벌떠는 분들이 대개 나이많고 누가봐도 삼순이시인 분들이다. 이십대 초반이나 됐을까? 연예인을 해도 될만한 미모이다. 강남에는 성형인이 많지만[성형미인은 없다] 그녀는 성형의 흔적도 보이지는 않았다.

"권리금 얼마주셨어요? 천만원인걸로 알고 있는데 "

"원래 천만원이었는데 오백만원으로 내렸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좀 깎아달라고 해서 삼백만원만 줬어요."

" 근데 거기 전에 계시던 분이요. 얼굴 보기 힘들더라고요. 가게문 연걸 별로 본적이 없었어요"

"네? 여기 손님 엄청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들어온거거든요. "

" 한 일주일에 한번이나 올까.. 그래서 제가 .. 아니 이 집은 도데체 가게 얻어놓고 장사를 하는건지 마는건지.. 돈많으신 분인가 보다 했었는데. ."

" 아뇨.. 그분이 손님되게 많았는데 다리를 좀 다쳐서 잠시 운영을 안했던 거래요"

" 뭔소리를 하는거예요. 다리 다친걸 보질 못했는데. . "

"제가 검색도 해보고 블로그도 보고 다 했었거든요. 여기는 기본은 되는 자리라서 그냥 가만있어도 다 되는데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네이버 지도 검색해보니까 거기 거리뷰 나오잖아요. 꽤 오랬동안 간판 있어서 아 되는 자리구나 했었고요. "

" 아니 거리뷰에 그런것도 나와요?"

"네 거기 몇년도 뷰인지 그런게 표기가 되니까.."

"근데 지금 손님 얼마나 있어요?"

" 문의는 조금 오기 시작하는데 아직. .."

"블로그나 SNS 하고 계세요?"

"아뇨. 이제 시작해야죠."

"여기는요. 제가 볼때 좀 쌔하거든요. 누가 올만한 곳이 아닌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이미 단골 손님을 많이 확보해 놓기도했고.. 그리고 SNS 보고 오시는분들이 대부분이라서 큰 걱정은 없는데 여기 간판 보고 오는 사람 진짜 없더라고요 두명인가 올라왔는데 다 외국인이었고요. 남자마사지사 일인샵이라고 해놓으니까 한국사람들은 안오고 외국인은 올라온거지. 한글을 모르니까. "

누가 문을 두드려서 밖에 나가보니 한 60대 초반의 건장한 외국인이다.미국인 같지는 않고 영어도 하는것 같지는 않다.

"How may I help you?"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남자는 대뜸 왼손가락을 동그랗게 말아 오른손가락으로 쑤시면서 바디랭기지를 시도한다.

Ok?

Sorry we don't have a womon. [여기 여자없는데요]

이미 수안보에서 학을 띤지라 면역이 되어 그러려니 했다. 다시 간판놓고 장사해야겠다 맘먹고 이미 각오한 일이었다. 그냥 재빨리 안된다고 하고 문을 닫으면 그만이고 거기서 실랑이 하면 할수록 장사꾼만 바보된다. 잡상인은 물론이고 로션이 좀 필요한데 여기 혹시 화장품 파냐고 묻는 사람이 있질 않나. 우루르 들어와서 웃고 떠들고 휙 나가버리는 분들이 태반이다. 문이나 열어놨으면 모르겠는데 닫힌문 두드리고 묻고가니 뻔뻔들 하시다. 와...스트레스 받아서 상담료 2천원을 받았더니 무슨 상담료를 받냐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분도 있었다.

"어머..하하하"

"그러니까 여자가 좀 있어야 장사가 된다니까.. 그쪽은.. 여성분이시니까. . 좀 다를 수는 있는데.. 글세요. 전에 하시던 분도 잘 되는것 같지는 않고. . "

"이상하다 한번 전화해볼까?"

"버스 떠났어요. 무슨 전화를 해요 그보다 제가 한가지 제안을 좀 드리고 싶은게 있는데 사실 여기 제가 들어온 이유가 마사지도 있지만 누드크로키 회원을 모으고 싶어서 이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여자회원이 너무 없어서. . 모집이 잘 안되고 있어요. 여자모델은 아니더라도 여자회원만이라도 좀 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모일텐데 여기 회원이 많아지면 그쪽으로도 손님이 갈수도 있잖아요? 우리 손님들도 보면 필라테스 받는다는 분 종종계시거든요. "

그녀는 펄쩍뛰지는 않았지만 역시 끝내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전 운영자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번 얼굴 보기 힘들었다. 만일 그녀가 내 제안을 허락했다면 정말 그렇게 일이 풀렸을 수도 있다. 그녀와 상생해서 나도 잘되고 그녀도 잘되서 강남 입주의 큰그림이 완성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일은 없었다.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 분명 내가 강남에 입주한 데에는 알수없는 이유가 작용했으리라 믿는다.그도 그럴 것이 나는 딱히 강남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일사천리로 강남으로 자리를 잡게된 모든 것들이 우연치고는 너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신비한 우연 1

"저 죄송한데요. 상가말고 그냥. . .빌라 원룸은 없나요?"

"아 진짜 그렇게 하시면 안되요. "

나도 입질하는 손님들한테 스트레스 받아 버럭 소리 질러 본적은 있지만 부동산은 원래 그런거 아닌가?

한 삼십명 보고 가면 한사람 될까 말까 한건데 어쨌든 그의 버럭 질이 효과가 있었는지 나는 계약을 수락했고 만일 그가 그렇게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나는 좀더 생각할 시간을 가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잠시 생각할 시간은 맘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그러니 마치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나를 이곳으로 강하게 밀어넣으려는 듯 해보였다.

계약을 완료하고 벽에 아크릴 간판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분리수거 안하면 안가져갑니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리세요.'

간판을 붙이려면 안내문을 이동시켜야 한다. 너덜너덜해진 안내문을 다시 인쇄하여 붙이고 있는데 한 60대 아주머님 한분과 눈이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여기 새로 입주한 사람이예요."

아주머니는 바로 옆 노래주점 사장님이셨다.

"그거 어떻게 하는 거예여?"

아침마다 문앞에 수북히 쌓인 담배꽁초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 하나 써서 붙여달란다. 마사지실 바로앞은 무슨 방송에 출연했다는 조개찜 집인데 요즘 방송 안 출연 한 집이 없다지만 그 집은 진짜 그 후광을 톡톡히 보고 있는지 저녁마다 만석이었다. 그동네 왠만한 집은 다 만석이긴 했지만 보통 왠만한 식당 보다 두배는 넓어 보이는 집이니 그집에서 담배피우려 밖에 나와 있는 손님만 해도 골목길이 꽉찬다. 그리고 그 손님들이 모두 우리 건물 내 간판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이보다 더 목좋은 곳은 없어보인다. 담배꽁초가 좀 짜증나긴 해도 이만한 홍보역할도 없으니 나로서는 나쁠일 없다. 다만 자기집도 아니면서 자기집 문앞 더러워지는 꼴은 못보니 매일 고역을 치루시는 노래주점 아주머니의 고충도 십분 이해할 만하니 안내문을 만들어 붙여주었다.



담배꽁초 버리지 마세요. 화재위험
남의집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CCTV 감시중.

마사지교육 수료증 발급때문에 프린터기와 코팅기까지 장착하고 사니 이까짓거 cctv 그림까지 떡 넣어서 안내문 만드는거 식운 죽 먹기다. 그 뒤로 담배꽁초가 반으로 줄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가시는 분들은 무슨 배짱이신지 이해가 안간다. 작년에 하수구 막혀서 강남 물바다 됐었는데 아랑곳 하지 않는다. 하수구 정비해도 소용없다. 바로 싸인다. 강남은 불의 영향을 받아 담배피우는 사람도 무지하게 많다. 그러니 물난리가 안나는게 이상하지. 다행히도 요즘에는 전자담배들을 많이 피우시는데 대놓고 피우는 여성들의 흡연이 많다. 파리에 갔더니 그렇게 여성들이 담배를 꼬나물고 다니시던데 강남도 별반 차이 없다. 오기전에는 몰랐다

조개찜 사장님은 자기집 쓰레기를 항상 우리건물 앞에 버리고 있었는데 내가 써붙여둔 안내문을 보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박스 정리하고 있는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계셨다.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지 버리는 박스를 잘 정리해 놓으신다.

"어디갔다와? 밥먹으로 갔다왔어? "

괜히 친한척 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으신다. 자기집 옆에도 분명 버릴만한데가 있는데 왜 남의집 앞에다 버리시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그걸로 새 이웃과 악연을 맺을수는 없다. 그냥 피해보는 쪽을 택하는 것이 낫다. 조개찜 사장님과 죽마고우라는 한 간판업 하시는 분이 내가 간판 만들고 있는 장면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어디가 비뚤어졌느니 하면서 남걱정 하고 계시다.

"제가 25년 했는데 한방에 나을수도 있으니까 한번 받으러오세요"

결국 간판 사장님이 마사지 예약을 하시고 올라오셨는데 그분이 첫손님이었다. 원래 옷을 다 벗기고 하지만 동네사람한테는 그렇게 할수 없다. 팬티만 입힌후 마사지를 하는데 끝날때즘 누가 문을 쾅쾅 두드린다. 보나마나 조개찜 사장님이다. 이참에 들어와서 둘이 동네 터줏대감의 위력을 행사하고 가려는 것일 수도 있다.

그거시말이여... 아따 동네사람이 쓰레기좀 버릴수도 있는거여. 밥 먹었으? 뭐 이러면서 선잡으시려고 했던 모양인데 .장사한두번하나 이사람들아... 문을 열어주지 않으니 한참 두드리다 사라졌다.

아크릴 간판을 벽에 붙이려면 실리콘과 풀총을 이용해야 하는데 풀총을 쓰려면 긴 전선을 끌어와와하니 안되고 매직본드를 쓰기로 했다. 5분이면 붙는다는 이 매직 본드는 사실상 완전히 굳는데 하루이상 걸리고 그렇게 붙여도 재수없으면 떨어지기도 한다. 손으로 주무르는 것도 그닥 용이하지는 않다. 위쪽에만 네게 붙이고 다음날 나와보니 한쪽은 떨어져 있다. 아래쪽에 붙이려니 실리콘작업과 같이하기 용이하지 않겠다 싶어 난감하다. 누르고 한 오분 있어야 되는데 그게 하나만 해서 되는게 아니니 지는 게임을 하고 있다. 문득 어제 만들어 붙인 담배꽁초 금지 안내문을 보니 위치가 왠지 맘에 안든다. 다시 띄어서 이동하려는데 스폰지 테이프가 어찌나 센지 꼼짝도 안하는 것이 아닌가. 이거다. 이거. 마침 지나가던 어떤 간판쟁이라는 아저씨가 하는말이 돌본드 쓸게 아니고 스폰지 테이프를 쓰면 된다니 혹시 옆집에서 나와 우연히 나와 눈마주친 노래주점 사장님과 간판쟁이 아저씨는 귀신이 아니었을까? 그 뒤로 얼굴 마주친 적이 없다.

사방에서 나를 적시적소에 가르쳐주었고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절묘한 타이밍이라 이건 분명 어떤 보이지않는 힘이 작용했다 느껴져 소름이 돋는다.

신비한 우연 2

현관 출입문의 디지털 도어는 결국 다는데 실패했다. 두시간동안 헤멨는데 결국 실패했고 원인은 디지털 도어가 아니라 벌어진 현관문에 있었다.그래서 그냥 열쇠를 쓰고 다녔는데 이 열쇠챙기기가 해본사람은 알겠지만 무척이나 신경쓰이는 일이다.

열쇠가 사라진 시간은 단 십여분 정도에 불과했다. 바닥에 흘렸나 싶어 바닥을 샅샅이 훑으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환경공무원 분이 보이신다.

"혹시 조그만 열쇠하나 떨어져 있는거 못보셨어요?"

설마 저분이 비자루로 쓸어담으셨나 싶어 물었더니 왠미친놈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신다.집에 돌아오니 손님이 도착했고 할수없이 나는 열쇠공을 불렀다.

"이거 누가 달은거예요?"

"제가 달았는데요?"

허락도 안받고 열쇠공은 갑자기 내가 달았다는 디지털 도어를 분해하기 시작하더니 재조립하기 시작한다. 벌어진 간격은 도어밑에 깔판을 하나 깔면 해결된다.가끔 전문가에게 맡기는것도 필요하다. 한두번 만져본 것이 아닌 능숙한 솜씨로 뚝딱거리더니 두시간동안 씨름하다 포기한 디지털 도어는 오분만에 조립을 마치고 정상 작동되었다.

"인간적으로 칠만원만 주세요."

이만원 더주고 칠만원으로 안쓸 뻔한 디지털 도어를 복구했으니 남는장사다.열쇠를 분실했으니 가능할 수 있었던 소름돋는 사건이었다.

신비한 우연 3

상가 입주 후 가장 걱정되었던 것 중의 하나는 세금납부에 관한 것이었다.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로 변경한 것은 처음이어서 어떻게 내야 하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원래 산수에 약한데다 조금만 복잡한 것이 있으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또 세금에 관한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관성이 공망이고 재성이 숨어있는데 따른 결과다. 그래서 결국 세금때문에 문제 생기고 지난 이십년간 신불자로 살지 않았는가. 일년에 한번 신고 간이과세자와 달라 일반 과세자는 신고도 두번이고 신고 방법도 복잡하다. 7월말 세금 납부기일이 다가오는데 갑자기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린다. 문을 열었더니 방배동진상형님이었다. 내가 전화를 차단하자 이제는 직접 찾아와 문까지 두드린것이다.

"들어와 차한잔 줄까?"

어찌됐던 차단한건 나니 미안한 사람은 나다. 그러니 차한잔 정도 줄 여력은 된다. 도데체 뭐 더 할말이 있다고 차단한 사람을 찾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일단 앉혔다.

이 형님과의 악연은 거의 이십오년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상계동에서 마사지를 했을때 부터 이 손님은 주기적으로 찾아왔었다. 즉 단골 손님이다. 문제는 이 손님이 유독 밝힌다는데 있었다. 손님과 대화를 할라치면 성인대화가 오가는것은 있을 법한 일이며 내가 뭐 마더 테레사도 아니고 그정도 대화가 불쾌한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형님은 한도초과다. 보통 사람들이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까지 쏟아내길 즐기며 얼굴이 좀 두꺼운지 부끄러운걸 모른다. 성인용품 파는데서 딜도를 사는데 시험을 해보겠다며 집주인한테 쑤셔달라고 했더니 쑤셔주었다나.. 사는건 방배동에 무슨 대형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는데 큰돈 쓰는건 본적이 없다. 무슨 여기가 포르노 작가회의실이나 되는듯 대화의 90%는 그런 이야기이며 어쩌다 보니 나오는 말이 아니고 다분히 노골적이어서 영 못마땅하긴 했지만 그래도 찾아주시는 손님이니 감사해야할 입장인 장사꾼으로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나는 그 형님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어느날 또 지저분한 이야기를 하길래 나는 그 형한테 따끔하게 한소리 하고 그 이후로 그형님을 한동안 보지 못했었다. 어느 이반업소에 갔더니 후장을 빨아주었다느니..

" 형이 잘 모르는게 있는데 여기 형같은 손님들 거의 없어. 다 점잖으신 분들이고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받고 간다고 . .기분 나빴다면 미안한데 어쩔거야 마사지 받을거야 말거야. 아니면 가고. ."

그 이후 나는 마사지를 접고 한 오년의 세월이 흘렀다가 다시 마사지를 시작하며 수안보에 정착했다.수안보에서 간간히 영상을 올리고 있었는데 방배동 진상형이 그걸 봤는지 전화를 걸어왔다.

"누드크로키 한다고 해서말이야 얼마야?"

"오만원"

"응... 나는 한 이만원 하는줄 알았지 우리동네에 그런거 있었거든.. "

"한 번 와"

방배동 사장님이 이만원이면 어떻고 오만원이면 어떤지 이해는 잘 안가지만 뭐 큰 돈 쓴걸 본적은 없으니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나서 서울로 고덕동으로 이사를 왔을때 다시 방배동 진상형이 연락을 해왔고 누드크로키 요금은 3만원으로 낮아졌으며 그때 그 방배동 진상형이 참석을 했는데 모델은 남성이었고 참석한 손님은 세명 정도가 있었다.

"손으로 잡어 !"

방배동 진상형이 모델한테 성기를 손으로 잡으라는 것이 아닌가 . 식겁해서 손님들과 모델의 눈치를 봤는데 모델도 당황한듯 해보였지만 별 말은 없었고 이분을 여기서 내쫒아야 되나 고민하다가 기분 드럽게 두시간이 흘렀고 참석한 손님은 모두 돌아갔다.사람은 고쳐쓰는 법이 아니다. 여기서 잘라야겠다. 단단히 맘먹고 있을 즘 두번째 사건이 터졌다.한 유투버 한분이 찾아와 마사지를 받으면서 촬영을 허용하셨고 그것을 업로드했는데 좀 마르면서 근육질인 몸매로 방배동 진상형님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던 것이다.링크한 채널로 들어가 그 유투버분과 카톡을 주고 받았던 모양인데 유투버 분이 더 이상 마사지 받으러 여기 올수 없다고 하셨고 마사지를 유독 좋아하신다는 그분은 그이후로 더이상 볼수 없었다.

방배동 진상형님이 그분한테 피티를 받고 싶은데 장소가 마땅치 않으니 모텔에서 받자고 제시하였다는 것이다.누가 피티를 모텔에서 받는다는 건지 수작도 좀 그럴듯 하게 하신던가.. 나는 방배동 진상형님한테 카톡으로 내용을 전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더이상 형님과는 인연을 지속할수 없으니 전화를 차단 할 것이며 이반전용 없소를 이용해달라 부탁드렸다.그리고 주제넘은 충고 하나 드리겠는데 이반업소에 가셔도 형님같이 하면 싫어할거라 말씀드리고 전화를 차단했다. 그렇게 차단했던 방배동 진상형님이 직접 알려주지도 않은 주소로 찾아와 문을 두드렸던 것이다.

자기도 뭔가 해명하고 싶었던게 있었던 모양인데 좀 들어주었지만 별로 와닿지도 않았고 달래서 보냈다. 그리고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하던 중에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래도 명색이 사장인지라 세금 내는 방법은 좀 아는 모양인지 도움말을 주었는데 그게 나에게는 꽤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화기가 강한 강남은 역술인의 메카인듯하다. 화기는 종교를 의미한다 따라서 타로집이 즐비한데 재래시장 가기전 한블록 아래는 세집건너 한집이 타로집인다. 성형 점도 봐준다니 불과 불이 만난 셈이다. 강남에 오자마자 겪었던 신비한 두사건과 세금 내는 방법까지 저절로 알게된 일은 어쩌면 강남의 화기가 불러온 현상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렇게 모든것이 제데로 맞춰졌다면 분명히 내가 여기에 들어온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뭔가. 이제 4개월째 들어가는데 현금은 불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전고후저의 풍수에 손님은 줄어가고 관리비 폭탄에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 되었다.

권리금

그래 권리금을 받으면 이곳을 나갈수 있다. 집이 아니고 상가니 권리금 받아도 된다. 강남의 먹자골목 유동인구 많은곳.. 권리금 받기 충분하다. 여기 권리금 받고나가면 내가 여기 이사오느라고 헛짓거리 한걸 보상받게 된다. 봄이 되자 가게보러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몇사람 왔다간 후 마음을 고쳐먹었다. 월세 만회해보겠다는 심산은 있지만 이천만원은 너무세다. 일단 천삼백으로 줄였고 상황봐서 더 빼줄 생각이다. 아무래도 미용실 자리는 안닌것 같은데 미용실한다는 사람도 두어사람 왔다갔고 공방하신다는 분도 왔다 갔는데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저... 잠시 올라가서 말씀좀 나누어도 될까요?"

"네 올라오세요"

"하이고..하참...하하하"

중개인분은 말을 꺼내기가 힘든 모양이었고 짐작이 갔다.

" 저 A형이거든요. 소심해요. ..말하기 힘든 내용인데...공방 손님이 왔다가시고 자기는 한푼도 권리금을 줄수 없으니 그냥 무권리로 들어오시겠다고 하셔서.."

파티룸 한다는 사람도 왔다갔다.

"난방비는 얼마나 나오나요?"

"많이 나와요 한겨울에는 18만원씩 나와요"

"네 가게가 정말 맘에 드네요. 연락드리겠습니다"

사기쳐서 권리금 받을수 없으니 사실대로 말해주어야 한다. 하겠다 하면 좀더 상세히 말해줄 요량이다. 18만원 나오는데 온풍기까지 써야 한다고. .

얼마뒤 [다른]파티룸이 지하에 입주했다. 이후 꽹과리 소리가 쿵쾅쿵쾅 요란하더니 내려가 보면 왠 쿤타킨테 파마머리를 한 아저씨들이 왔다리 갔다리 하지않나요술지팡이 들고 공주님 드레스 입으신 분도 보이고 저녁마다 시끌벅적하다.그러더니 한번 파티 열리고 나면 그담날 아침에는 스티로폼 박스가 잔뜩 싸여 내 간판은 보이지도 않았다. 어차피 간판 보고 오시는 분 없으니 신경껐다. 후에..A형 중개인분 한테 전화가 왔다.

" 거기.. . 파티룸 때문인가요? 손님이 하시는 말씀이 거기 앞에 쓰레기가 너무 쌓여있어서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하시는데 관리가 잘 안되는 가 봐요"

파티룸이 문제가 아니고 여기저기서 갖다 버리는 쓰레기의 성지가 되어가고 있다. 관리인한테 말해보야 답답하니 주인한테 문자를 넣었다.첫째 주차문제 두번째 쓰레기 문제 그리고 난방문제로 백만원만 보상해달라고 알아듣게 설명했는데 기대도 안했지만 응답이 없다. 콧방귀만 맞았다.백만원가지고 소송할수도 없고 고덕동에서 소송때문에 디었는지라다시 소송할 생각은 없다. 고덕동 월세 정도면 그래 열심히 해보자 그럴수 있다. 그런데 월세가 130만원에 가스전기 40만원? 이건 다시 경비직에 눈을 돌릴수 밖에 없다.그래도 경비직에 전화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전화한통을 받았다. 경비회사다. 면접 한번 보시겠냔다. 찾아간곳은 근처의 한 보험회사 빌딩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면접은 탈락이다. 거기 계신 분들 보면 무릎아프고 당뇨병 재발해 낼모레 안나오실 것 같은 형님들 근무하신다. 내가 뭐가 부족해서 탈락인지 모르겠지만 원래 직장운이 없으면 지 아무리 스팩 좋고 잘났어도 안되게 되어있다.

강남에는 멋진 남자가 없다.

강남에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많다. 세집 건너 한집은 필라테스며 그들은 몸매로 승부한다.그리고 그들은 항상 한손에는 커피한잔을 뽑아들고 골반과 생식기의 윤곽이 훤히 드러나는 딱 붙는 스타킹만을 입은채 배꼽티를 입고 일부러 최대한 천천히 느린걸음으로 거리를 활보한다. 평생 가지는 않을 것이 분명한 저렇게 완벽한 몸매 지금 당장 누가 안봐주면 섭섭할 듯 하긴 하다. 눈이 휘둥그래져서 술먹다가 담배 하나 들고 튀어나오는 남성들도 종종있다. 강남에는 열명중 세명은 될까 싶을 정도로 척봐도 성형인들이 즐비하다. 대놓고 붕대감고 다니는 분도 있고 그중에는 동남아에서 원정 오신 분도 있다.

그렇지만 필라테스 미녀들은 성형인도 아니고 그냥 타고나신 분들이다. 아름다운 여성들은 강남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강남으로 몰려든다. 반면에 강남에는 멋진 남성들이 없다. 멋진 남자들은 조기축구하러 동네 축구장에 몰려들지 강남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남성들은 태생적으로 강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화기는 양기를 의미하며 따라서 음기강한 여성들은 강남을 좋아하지만 남성들은 왠지 싫게 되어있다.

장안동만 하더라도 한 삽십명 지나가면 두세명은 굿이다. 그런데 강남에는 한 천명 지나가야 두세명 볼만하다. 어메리칸 드림의 꽃 맨해탄에 가보았는가? 거기는 한 삼만명 지나가야 두세명 볼만하다.좀 괜찮다 싶은 사람은 다 베네주엘라나 브라질등 남미출신이며 이들은 나이트 클럽 스트립쇼에서만 볼수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곳 도심으로 갈수록 멋진 사람은 없다.

당신이 누군가의 면접관이 되었다고 치자. 나같아도 나보다 우월한 사람을 뽑지 않으며 조금이라도 나보다 못한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두었을 것이다. 건방떠는 꼴 보고 싶지 않고 괜히 상사의 눈에 들어 나를 앞질러가는 불상사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회사는 질떨어지는 사람들과 소시오패스들로 가득찬다. 이것은 개그맨이 반드시 뚱뚱하고 못생겨야 가능하다는 공식과 동일하다. 이쁘고 날씬해도 얼마든지 개그할수 있다.그렇지만 개그맨들은 점점 못생겨진다. 나처럼 단지 직장이 공망이 아니더라도 당신이 여러가지 면에서 우월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왠만해서 공부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려는 환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뭘 하냐고?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운동선수를 하거나 하면 된다. 연예계? 왜 선우은숙님이 자기딸 오디션 합격했을때 회사 찾아가 불합격 시켰겠는가.

미술? 절대로 하지말라.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부정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마사지? 유망하다. 내가 걸어왔던 길은 사실 신의 선택이었다. 너는 그것밖에 할수 없다니까..

그래. . 취업은 접었고 그냥 . . 마사지에 전념하자. 그래.. 다시 야간개방을 해서라도 손님을 모으자.

신비한 우연 4

동네 구경을 하다 보니 못보던 것을 알게된다. 강남의 땅이 생각보다 평평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일전에도 한 6개월 강남 살았던 적이 있어서 몰랐던 사실은 아니다. 그렇지만 걷다보니 완전 심하다. 와 이렇게 구불구불하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동네가 어떻게 금싸라기 땅이 되었지? 옛날같으면 달동네라고 쳐다보지도 않았을 곳이다. 그래서 강남이 서울에서 제일 개발이 늦었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강남의 땅이 기복이 심한 이유는 화[불]의 영향을 받아서이다. 불은 치솟는 성질이 있으며 땅도 그 영향을 받아 들쑥 날쑥하다 그제서야 땅의 기운을 알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왜 얼굴에 흉터를 입고 아토피가 발생했고 공황장애를 겪었는지 알것 같다.화는 금을 극한다. 금은 피부와 코 폐를 말하니 코에 흉터가 생겼고 피부에 아토피 생기고 공황장애로 호흡곤란을 겪었던 것이다. 그러니 풍수전문가의 말을 듣고 서울 상경하며 고덕동에 자리 잡았던것은 선무당이 사람잡았던 것에 불과했다.과연 앞으로 다가온다는 20년간의 화의 기운을 받기 위해 남쪽으로 터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아무도 말해준적없는 내가 본 풍수 용신[각 사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개인마다 다름]을 보호하기 위해 북쪽으로 자리를 잡을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딜레마였다.

영등포쪽에 7천6백만원짜리 오피스텔을 가보니 외관은 대단한데 평수는 딱 잠만 자면 되는 고시원이었다. 대림역부근의 9천만원 업무용 오피스텔이 맘에 들었는데 한 천 만원 깎아서 들어가면 모를까 그냥 주고 들어가기에는 빠듯하다. 그래..한번 북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풍수 전문가들의 말은 모두 리셋하자. 의사말도 너무 신뢰하면 더 병드는 법이다.비슷한 가격대에 장안동이 검색되는데 가장 싼곳이 8천 오백. .장안동이라면 주변 환경과 산세가 좋아 내가 고덕동에 있었을때부터 산책하러 일부러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더니 어느날 장안동 매물이 7천6백으로 떨어졌다. 급매다.

그때서야 나는 정신이 번쩍들었다. 대림동이 아무리 교통좋고 역세권이라고는 한들 강남처럼 화의 영향을 받는 곳이다. 만일 강남에 살면서 땅을 밟아보지 않고 그 기운을 알지 못했다면 나는 여전히 화기가 강한쪽을 찾아다니면서 결국 그쪽의 집을 구매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집을 구매한이상 더이상 이사도 다니지 못하고 평생을 거기서 보내야 한다면 결국 화기를 이기지 못하고 용신을 다친채 사망에 이르렀을수도 있다. 용신이 죽으면 사망할수도 있다. 딜레마는 끝났다. 남쪽은 안된다. 강남에 있지 않았다면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니 이것은 강남땅을 보여주려는 신의 계시였다. 그 신이 부처님인지 하나님인지 내 초능력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무언가의 계시였다.앞으로 평생을 써야 할지도 모르는 집을 제대로 구매하기 전의 전조가 되었던 곳이 강남이었던 것이다.

신비한 우연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다렸다. 아직 두달 남았으니 한 한달 정도 더 기다려보자. 급매가 급급매로 떨어질수있지 않은가? 아니면 더싼 매물이 나올지도 모른다.그때 누군가 권리금 5백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권리금은 이천에서 천삼백으로내렸는데 그 천삼백을 오백으로 깎은 것이다. 한푼도 못주니 나갈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사람도 있었으니 그만하면 양반이다.서둘러 장안동으로 전화를 했는데 강남 권리금 오백은 변심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래서 한두달 더 기다리려던 장안동은 두달 반전에 계약을 마치게 되었고 권리금 오백은 나를 그곳에서 내보내고 빨리 장안동계약을 완료시키려는 계시였던 것이다.

부동산 중개인과의 저녁식사

급매로 샀으니 내가 매도인과 부동산 중개인분께 저녁을 대접해드리고자 했는데 매도인분은 사양 하셨고 중개인분과 한 삼겹살 집에 마주 앉았다. 삼겹살과 항정살 가브리살을 놓고 소맥하면서 중개인분의 말을 들어보니 까딱하다가는 급매를 놓칠 뻔 했던 상황이었다.

"매도인분이 참 인품이 훌륭하신 분 같더라고요. 돈 욕심도 별로 없으시고"

" 네 그분 지난번에 복비를 두배를 주셨어요. 집 팔아줘서 감사하다고 .. 그런데 돈 욕심이 없는건 아니고요. 돈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원래 그집 9천이었는데 8천 오백만원에 내놨다가 누가 산다고 했는데 재개발 계획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매물을 취소했었어요. 두사람 반대해서 재개발이 취소가 됐거든요. "

"근데 왜 그렇게 싸게 내놓으신 거예요?"

" 그분이 좀 돈이 급하게 필요했던 상황이었나 봐요. 그리고나서 7천 800으로 내렸다가 7천 6백으로 내렸는데 7천 8백일때 누가 사겠다고 계약금 오십만원을 내셨어요. 근데 하필 그때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난거예요. 그래서 그분이 그걸 보시고 못하겠다 위약금 물겠다 하고 백만원 내고 계약을 취소했었던 거예요"

헐. . 까딱하다가는 급매 놓칠 뻔했는데 여유부리고 있었던 셈이다. 그날 저녁식사는 9만8천원이 나왔지만 아깝지 않은 밥값이었다.

강남 계약 만기 한달 전에 권리금 오백은 다시 삼백으로 낮추었고 세명 정도의 입찰인이 있었는데 곧 계약이 이루어지려는 차에 관리인에게 전화하니 월세가 130만원으로 올랐으며 없던 공용관리비 20만원이 추가되었단다. 그래서 결국 입찰인들은 모두 포기했고 권리금은 무산되었다. 난방도 제데로 되지 않는 곳에 해결은 커녕 관리비만 더 받겠다니 조물주는 대단하다 싶다.

그곳은 단지 월세나 난방 문제가 아니더라도 누가 들어갈지 안타깝지만 재미보긴 어렵다본다. 또한 강남이라는 곳 자체가 무척 위험한 불덩이 같은 곳이다. 성형을 하고 싶다면 강남으로 갈것이며 마사지를 한다면 또는 마사지를 받는다면 장안동으로 가라. 그곳은 금기가 가득한 곳이며 마사지는 금이기 때문이다.

끝 감사합니다.

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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